공매도 피해자 구제 안 되는 사후약방문에 불과
강화된 처벌 수위 역시 선진국 대비 약소한 수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불법(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주문금액 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되고 형사처벌까지 가능해지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매도 대책이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금융당국이 6일부터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고시 및 시행에 들어갔다. /사진=픽사베이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고시·시행에 들어갔다.

개정안에는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이 새롭게 마련됐다. 불법 공매도로 판단되면 주문금액 내에서 과징금을 물릴 수 있음을 물론 징역 1년 이상 또는 부당이득액의 3~5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공매도 세력의 유상증자 참여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된 다음 날부터 발행 가격이 결정된 날까지 주식을 공매도한 사람은 유상증자 참여가 제한된다. 이를 어길시 부당이득의 1.5배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다만 마지막 공매도 이후 공매도 수량 이상 매수하거나 시장조성 목적의 공매도, 금융위가 정해 고시한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시장조성 목적의 공매도를 한 경우에는 관련 대차거래정보를 5년간 보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오는 20일께 개인 공매도 확대를 위한 통합 대주 시스템 등을 시범 가동할 예정이다. 막바지 제도 개선과 준비 작업을 마치고 다음 달 3일부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재개한다.

정부가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씻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한 전업 투자자는 “정부가 내놓은 이번 공매도 대책은 미흡한 점이 많다”면서 “여전히 공매도의 사전 차단보다는 사후약방문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불법 공매도에 수십억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이에 비하면 처벌 수위 역시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설령 공매도를 처벌한다고 해도 이로 인해 발생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복구되지 않는 만큼 이번 개정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에서는 고의로 불법 공매도를 한 자에게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달러(약 55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며, 영국은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불법 공매도를 처벌하는데 벌금의 상한선을 두지 않는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고의가 아니더라도 불법 공매도를 한 법인에 대해 영업정지를 포함한 행정처분과 1억유로(약 1327억원) 또는 부당이득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한편,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낸 뒤 주가가 떨어진 이후 다시 되사들여 주식을 갚는 투자 기법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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