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까치꽃, 별꽃, 봄맞이, 꽃마리
[미디어펜=글.사진 윤광원 기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무도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풀꽃1'이다.

수많은 봄꽃들이 피고지는 계절이다. 우리는 이 봄꽃들을 얼마나 알까?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 산수유, 민들레, 목련... 아마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10개를 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산과 들에 아무렇게나 제멋대로 피어나는 야생화들, 특히 지름 2~5mm 밖에 안되는 '초미니 들꽃'이야 더할 나위가 없다.

무릎을 꿇고 들여다봐야 제대로 보이는 이 녀석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사람 눈에 띄려고 핀 게 아니다. 벌과 나비에겐 충분히 크다.

시인의 말 그대로,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이 녀석들은, 우리 일상 주변의 풀밭이나 아파트 잔디밭에도 많이 피어있다.

   
▲ 봄까치/사진=미디어펜


◇봄까치꽃

이 꽃의 정식 명칭은 '큰개불알풀'이다.

이렇게 예쁜 꽃에 이런 망측한 이름을 붙인 것은, 일제강점기 이 꽃을 처음 세계 학계에 보고한 일본인 식물학자였다.

열매가 달린 모습이 개의 음낭을 닮아서 였다나...

봄까치라는 예쁜 우리말이 생긴 지 오래지만, 아직도 큰개불알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식물학계의 '일제 잔재'라고나 할까?

영어로는 새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Bird's eye'다. 꽃말은 '기쁜 소식'이니, 이른 봄 기쁜 소식을 알려준다.

공식 명칭에 '큰'자가 붙었다고 해서, 전혀 크지 않다.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별꽃

양지바른 곳에 피어나는, 별나라 요정 같은 작은 꽃이다.

들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잘한 하얀색 별꽃으로, 봄철 누구보다 일찍 핀다.

크기가 너무 작아, 별 생각 없이 지나가서는 볼 수 없다.

꽃말은 추억이다.

밤하늘 별들이 땅으로 내려와 작지만 사랑스런 꽃을 피워, 우리들 마음에 살아 있는 봄의 추억을 일깨워 준다.

   
▲ 봄맞이/사진=미디어펜

◇봄맞이

'봄의 속삭임'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봄맞이다.

4월 봄이 한 복판에 오면, 어김 없이 무더기로 앙증맞게 피어 봄을 속삭인다.

들판에 무리지어 피어있으면, 마치 하얀 보석으로 수놓은 것처럼, 밤하늘의 별들처럼 아름답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발에 밟힐 정도로 작아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별처럼 반짝이는 꽃이다.

꽃잎은 흰색이고, 가운데는 노란색이다.

5갈래로 갈라져 피고, 꽃줄이 끝에 꽃이 달린다.

◇꽃마리

스쳐 지나가서는 볼 수 없는, 작디 작은 깨알 같은 꽃이다.

관심과 애정으로 무릎꿇고 살펴야만 한다.

'꽃말이'가 변해 꽃마리가 됐다. 

가느다란 줄기 끝에 처음 피기 시작할 때는 탱탱 말려 있다가, 태엽이 풀리듯 아래부터 위로 순서대로 피어난다고 해서 꽃말이다.

꽃마리의 방사상 꽃잎을 관찰하면, 잎의 크기에 따라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다.

모든 잎이 공평하게 빛을 누릴 수 있도록, 공간배치를 했다.

꽃말은 '고맙습니다'이다.

'무릎꿇고 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수줍게 인사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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