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프랑스 테러 사건 이후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는 말이 화제인 가운데 ‘표현의 자유’라는 화두가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따르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사진=‘샤를리 에브도’ 특별호 표지

표현의 자유와 동의어가 돼 버린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구호를 바꿔 타 종교를 모욕하는 자유까지는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담은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라는 구호도 등장했다.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이후 지난 14일 처음으로 낸 ‘생존자 특별호’에서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만평을 표지에 실으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은 르몽드와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이슬람교도가 아니라 ‘내가 샤를리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학교의 이슬람 친구들은 이를 모욕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 친구들이 테러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들은 ‘내가 아흐메드다’고 말하고 싶어 하며 나는 그들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아흐메드 메라베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 쿠아치 형제에게 살해된 경찰관으로 이슬람교도였다.

한 파리 디드로대 여학생도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규제돼야 한다”며 “신성한 영역을 건드리면 상처를 주고 만다”라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필리핀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타인의 종교를 모독하거나 조롱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인터넷 상에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확산되고 있다.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샤를리 에브도가 상징하는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과 관련해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표지에 실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2012년에는 무함마드의 누드 만평을 게재해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이런 의미군”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동감 못해”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타 종교인을 모욕하면 안 돼”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다른 종교인을 모욕하면 안되지만 테러는 더 안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