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반중매체 사주가 법원에서 '불법 집회 조직·가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살게 됐다.

연합뉴스는 블룸버그·AP 통신을 인용해 홍콩 법원이 17일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에게 총 징역 14개월 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라이는 2019년 8월 18일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하며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집회를 조직했다. 이어 본인도 참여한 혐의로 범민주 진영 정치인 14명과 함께 기소됐다.

법원은 "폭력이 발생할 잠재적 위험이 있었다"고 판시했다. 라이는 이 집회 관련 혐의로 징역 12개월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8월 31일 열린 집회 관련 다른 재판에서도 추가로 형을 선고받아 총 14개월을 살게 됐다는 전언이다.

라이는 앞서 사기 혐의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2월부터 수감 생활을 해오고 있다. 이날 선고에 앞서 사법 당국은 그가 외세와 결탁해 홍콩 활동가들의 대만 도피를 도왔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한 2개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이날 법원은 라이와 함께 기소된 민주진영 인사 중 8명에게도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 중 리척얀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주석(12개월), 렁쿽훙 사회민주연선 주석(18개월) 등 4명은 실형을 면치 못하게 됐다.

홍콩 민주당을 창설해 '민주파의 대부'로 불리는 마틴 리는 징역 11개월에 집행유예 2년, 앨버트 호 전 민주당 주석, 공민당의 마가렛 응(吳靄儀·73) 전 입법회 의원 역시 징역형의 집행유예 결정이 내려졌다.

홍콩 범민주 진영 대표 인물들이 이날 무더기로 징역형을 선고받자 정치적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는 조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홍콩 마지막 총독을 역임한 크리스 패튼 경은 "중국 공산당은 누군가를 투옥시켜 전체주의적이고 부패한 정권을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미니 미시라 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무소장은 "홍콩 당국이 억압적인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저명한 반체제 인사 대다수를 체포하더니 이제는 평화롭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가짜 혐의를 씌워 잡아 넣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