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최근 유럽연합(EU)이 캐나다 항공사의 합병에 불허 결정을 내림에 따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인수 합병(M&A) 건에 대해서도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중복 노선이 많지 않고 글로벌 단위로 보면 점유율이 높지 않아 무리 없이 합병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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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
18일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월 EU 집행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한국 항공산업 위기와 유럽 직항·경유 노선 현황 등을 포함한 설명 자료를 당국에 추가로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미국·EU·중국·일본·터키 등의 9개국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2월에는 터키 경쟁 당국 심사를 통과했고, 나머지 8개국에서는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 측은 자사 대비 규모가 월등히 큰 글로벌 항공사들이 이미 존재하는 만큼 해외에서의 독과점을 이유로 EU 집행위가 합병 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국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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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캐나다 여객기./사진=에어캐나다 홈페이지 |
한편 최근 EU 집행위는 캐나다 항공사의 합병을 불허했다. 에어캐나다는 이달 초 EU 경쟁 당국이가 에어트랜샛과의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져 합병 계약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어캐나다는 캐나다 1위 항공사이고 에어트랜셋은 3위 사업자다.
EU 집행위는 캐나다 항공사 간 합병이 유럽-캐나다 간 항공편 경쟁성을 감소시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가격 인상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했다. EU는 두 항공사의 유럽-캐나다 간 중복 노선이 30여 개에 달해 때문에 합병 이후 독과점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추가 시정 요구를 했다는 전언이다.
에어캐나다는 EU 집행위 승인을 받기 위해 추가 조치를 하게 될 경우 자사의 국제적 경쟁력이 손상될 수 있다며 당국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항공업계는 EU가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노선 독점 문제를 꺼내들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항공은 추가 설명 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과의 유럽 중복 노선이 에어캐나다와는 달리 적다는 점을 EU에 적극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EU 지역 중복 직항 노선은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4개 노선 밖에 없다.
캐나다와 유럽을 잇는 대서양 노선과 달리 한국-유럽 노선은 직항 노선을 대체할 수 있는 경우 노선이 많아 독과점 가능성도 희박하다. 한국과 유럽을 오갈 때는 캐세이퍼시픽·카타르항공 등 중국·홍콩·중동 국적의 글로벌 항공사들의 경유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유럽-캐나다 노선과 비교해 유럽-한국 노선은 전체적인 운항편이 적어 한국 항공사의 합병이 유럽 항공사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인수 작업이 중도에 엎어져 아시아나항공이 퇴출될 경우 한국-유럽 노선 축소가 불가피해 유럽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EU 집행위에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에어캐나다의 사례와 같이 EU와 협의를 중단하고 합병을 철회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평가한다. EU가 추가 시정 요구를 하면 대한항공이 이를 적극 받아들여 조건부 승인이라도 받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에어캐나다는 EU 집행위를 설득하기보다 합병 취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EU 당국은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에어캐나다 합병 건과 달리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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