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어느 투자보다도 불안정성 커…관련 사기 등 피해도 급증
[미디어펜=홍샛별 기자]가상화폐 광풍이 불면서, 단번에 인생역전을 꿈꾸는 2030세대가 폭증하고 있다. 숱하게 들려오는 투자 성공 소식에, 너나 할 것 없이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코인 광풍은 투자를 넘어, 우리 사회를 좀먹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가상화폐 광풍에 단번에 인생역전을 꿈꾸는 2030세대가 폭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2일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상화폐 시장 투자 예탁금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의 투자금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진 모습이다. 

지난해 말 대비 2월 말 투자 예탁금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가 2277억원에서 6864억원으로 201%, 30대가 5524억원에서 1조5710억원으로 184%씩 늘었다. 

신규 가입자 수도 2030에 집중됐다. 올해 1분기 4개 거래소의 실명계좌를 연동한 신규 이용자는 총 249만5289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20대가 32.7%(81만6039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30.8%(76만8775명)로 뒤를 이었다. 40대는 19.1%(47만5649명), 50대 8.8%(21만9665명), 60대 2.1%(5만1321명)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중은 줄었다. 

20대와 30대의 거래 횟수는 신규 가입자의 전체 거래 횟수(2억8349만8000회)의 3분의 2 수준인 1억8849만9000회로 집계됐다. 

1~3월 4대 거래소의 투자자 1인당 월평균 거래 횟수는 126회로 파악됐다. 휴일을 가리지 않고 하루 4차례 이상 가상화폐를 사고팔았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대박’ 소식에 따른 호기심,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불안감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서울에 거주중인 30대 남성 이모씨는 “서울 등 전국의 집값이 뛰면서, 2030세대 사이에서도 월급만 모아서는 내 집 마련 등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저를 비롯한 많은 청년층이 주식, 코인 등 투자 열풍에 대거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가상화폐 투자는 주식보다도 훨씬 속도감이 있기 때문에, 소위 ‘한 방’을 꿈꾸는 마음이 더욱 강렬해지는 것 같다”면서 “주변만 살펴봐도, 지난해 주식 시장에 유입됐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에는 코인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시장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2030세대의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정부 또한 가상화폐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가상자산의 가치는 누구도 담보할 수가 없고,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이므로, 자기 책임 아래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 등과 달리, 주식과 가상화폐는 소자본으로도 가능하다”면서 “이러한 투자 접근성이 종잣돈이 적은 2030세대에겐 당연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과거 폭락 경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상화폐는 다른 투자에 비해 불안정성이 상당히 크다”면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집값에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긴 2030세대들이 위험한 도박에 나선 형국인데, 최근 이와 관련한 사기 등 피해도 급증하는 만큼,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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