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지주계열 카드사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억눌려있던 보복소비 심리가 활성화되고, 정부의 금융지원에 따라 충당금 적립 요인이 크게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

다만 업계에선 하반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의 악재가 몰려있어 지금과 같은 호실적이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사진=유튜브 캡처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금융지주계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2% 증가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한 168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이어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72.4% 늘어난 1415억원을 기록했으며, 우리카드는 7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 늘어 그룹 내 비은행 회사 중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당기순이익이 303억원에서 725억원으로 422억원(139.4%) 늘어 4대 카드사 중 실적 증가폭이 가장 컸다. 또한 하나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1545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로, 하나카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업계에선 보복소비 효과 덕을 톡톡히 봤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코로나19 완화 움직임이 보이자 소비 심리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당국이 발표한 국내 월별 카드승인액 증가 추이는 지난 2월 8.6%에 이어 3월에는 20.3%로 급증했다. 

카드사들의 신사업 발굴로 인한 이익 증가도 주효했다. 신한카드의 할부금융과 리스 영업수익은 각각 372억원, 7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7%, 21.3% 증가했으며, KB국민카드의 할부금융·리스 영업수익도 394억원으로 63.5% 급증했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로 인해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카드사 연체율 역시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신한카드 연체율은 1.35%에서 0.96%으로 떨어졌고 KB국민카드는 1.24%에서 0.86%, 우리카드는 1.34%에서 0.85%, 하나카드는 1.71%에서 1%로 줄어들었다. 

연체율 인하에 따라 각 카드사들의 충당금도 크게 줄어들었다. 신한카드는 1620억원에서 1020억원으로 37%로 충당급 적립을 낮췄고, KB국민카드도 1090억원에서 685억원으로 37.2% 줄였다.

우리카드도 충당금을 54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25.9%, 하나카드도 575억원에서 482억원으로 16.2% 충당금 규모를 축소했다.

다만 업계에선 1분기 호실적에도 마냥 웃을 순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논의 중인 가맹점 수수료 조정 과정에서 수수료 인하가 이뤄진다면 카드사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기 때문이다.

또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는 것 역시 악재로 작용한다. 

업계에선 "마케팅, 영업비용 절감 등의 체질 개선이 1분기 카드사 실적 견인에 큰 역할을 했다"며 "하반기 상환유예에 있던 채무들이 상환하는 시점이 돌아올 경우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의 이슈가 있어 지금과 같은 호실적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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