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3사 내수판매 큰 폭 하락…현대차·기아 점유율 90% 육박
현대차·기아 해외판매 두 배로 급등…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완성차 업계의 국내 시장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이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판매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의 4월 내수 판매실적은 총 13만5601대로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르노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4사가 연이어 가동 중단하며 물량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상반기 내수시장을 이끌었던 일부 모델의 신차효과 감소, 개별소비세율 변동(1.5%→3.5%), 쌍용차 기업회생절차 등이 내수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르노삼성의 경우 4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0.4% 감소한 546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가동 차질이 없었지만, QM6, SM6 등 주력 차종이 모델 노후화로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XM3마저 신차 효과가 시들해지며 판매 감소폭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쌍용차도 44.9% 감소한 3318대의 내수 판매실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초 출시된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누적 계약대수가 5000대를 넘어서며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업계 최장인 12일간의 생산중단으로 수요만큼 물량을 뽑아내지 못했다.

쌍용차는 당초 반도체 수급 문제로 지난달 8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가동 중단 예정이었으나, 협력사들의 납품거부까지 이어지면서 23일까지 5일간 추가로 가동을 멈춰 지난달 총 12일간 생산라인이 제 구실을 못했다.

한국지엠 역시 4월 내수 시장에서 5470대를 판매하며 18.4%의 감소를 보였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전년 동월 대비 15.0% 증가한 2020대 판매되며 선전했으나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등 다른 국내 생산 차종들이 모두 부진했다. 경상용차 라보는 지난달 4대 판매를 마지막으로 판매가 종료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수준의 판매실적을 지켜냈다.

현대차는 4월 내수 판매실적이 7만219대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이 1.2%에 불과했다. 기아는 5만1128대의 내수 판매실적으로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증가(1.5%)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투싼과 제네시스 G80 등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크게 늘었고, 연초 새로 합류한 GV70도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기아는 K8과 카니발의 신차 효과가 실적을 견인했고, 경차 레이도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중견 3사의 부진 속에서 현대차·기아가 기존 수준을 유지하면서 점유율 쏠림 현상도 더욱 심화됐다. 올해 4월 완성차 5사 중 현대차와 기아의 점유율은 각각 51.8%, 37.7%로 도합 89.5%에 달한다. 지난해 4월 83.6%에서 6%p 가까이 늘어나 90%에 육박하고 있다.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 역시 업체별로 온도가 달랐다. 해외 주요 시장 회복이 본격화되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00% 이상의 판매 증가율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재진입했으나, 한국GM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현대차의 4월 해외 판매는 27만5558대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85.1%나 증가했다. 2019년 4월 29만7540대였던 해외 판매실적이 지난해 4월 8만8037대로 70.4%나 급감했다가 이번에 다시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기아 역시 4월 해외 시장에서 120.9% 증가한 19만860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4월 실적이 2019년 4월 대비 반토막(51.7% 감소)났다가 다시 회복됐다.

르노삼성도 4월 전년 동월 대비 87.2% 증가한 3878대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미국향 닛산 로그 수탁생산계약 종료로 급감했던 수출을 XM3 유럽 수출물량으로 일부 만회했다. 회사측은 유럽 시장에 선보인 XM3 초기 물량들이 현지 언론 및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향후 부산공장 생산물량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지난해 코로나19로 부진했던 기저효과로 올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33.5% 증가한 1063대의 수출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지엠의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5% 감소한 1만5985대에 그쳤다. 미국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스파크와 트랙스의 감소 속도를 만회하긴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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