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mRNA 백신 제조에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NP는 체내에서 분해되기 쉬운 mRNA를 고르게 감싸 항체 형성때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이다.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특허권이 풀려 복제약을 만들려고 해도 이 기술력이 있냐 없냐가 관건인 셈이다.
에스티팜은 국내 제약사 중 mRNA 기술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mRNA를 가공하는 5-캡핑(capping) 및 LNP 기술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5-캡핑은 mRNA가 분해되지 않도록 안정화하는 기술이다. 또 체내에 주입 시 지나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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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
에스티팜이 보유한 5-캡핑 기술은 자체 개발로 이뤄졌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기술개발에 성공한 이후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는 국제 특허도 준비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해당 기술이 상업화된 적은 없다.
LNP 기술도 두 가지를 보유 중이다. 에스티팜이 자체 개발한 기술과 미국 바이오기업 알뷰투스와 로이반트 사이언스가 공동 설립한 제네반트 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LNP 기술이다. 에스티팜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12개국에서 특허 소송 걱정 없이 제네반트의 LNP 약물 전달체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다.
에스티팜은 mRNA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생산 규모도 늘려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mRNA 공장을 완공한 이후 이달 중 2차 증설을 앞두고 있다. 2차 증설이 완료되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기준으로 연간 240만 도즈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향후 수주 상황에 따라 3차 증설 여부도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팜에 이어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mRNA 백신 관련 기술개발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GC녹십자가 설립한 비영리 연구재단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최근 LNP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LNP 개발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황석연 교수팀과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박우람 교수팀이 맡는다. 연구팀은 기존 특허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우월한 LNP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SK바이오산이언스도 mRNA 백신 개발에 한창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1일 판교연구소에 mRNA 백신 확장 플랫폼 연구를 담당하는 바이오3실을 신설했다. 그간 백신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mRNA 백신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양홀딩스는 국내 바이오기업 엠큐렉스와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엠큐렉스가 백신에 쓸 mRNA를, 삼양홀딩스가 mRNA를 보호할 수 있는 약물전달체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연제약은 엠디뮨과 mRNA 기반 항바이러스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를 위해 '바이오드론(BioDrone)'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 도입에 관한 라이선스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연제약은 엠디뮨의 CDVs를 이용한 바이오드론 약물전달 기술에 mRNA 봉입 기술을 적용해 mRNA 기반 항바이러스 백신과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mRNA 백신 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충북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내 부지면점 5300평에 mRNA 백신 공장을 12개월 내 건설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1억 도즈 분량의 mRNA 백신을 생산,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mRNA 백신 개발사와 LNP 기술 보유 기업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해왔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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