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큰 정부 시절, 소비성향 높은 중산층 증가...산업용 원자재수요 점진 늘어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세계 각국은 위기 극복과 피해계층 지원 등에 재정지출을 쏟아 부으면서, '큰 정부'의 길을 택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의 주도로 금융자본주의가 득세한 과거 40년 동안 이어진 '작은 정부'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

여기에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트렌드, 미중 패권경쟁 등이 가세하면서 큰 정부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의 양상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고, 기업의 장기투자도 활성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 '큰 정부' 시대를 선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바이든 트위터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아직은 코로나 위기와 고용시장 회복이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라,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본격 회복을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친환경, 미중 경쟁, 큰 정부 등 '새로운 시대정신'의 등장이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석유메이저' 액슨모빌이 이제는 이산화탄소를 땅에 묻는 기술에 투자하듯이, 구경제(Old Economy)가 친환경에 부합하는 형태로 돌아오고 있는 것.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설비가 필요하다면, 낮은 가동률에서도 설비투자는 확대될 수 있다"면서 "지난 1990년대 미국의 '캐퍼 사이클'은 가동률 80% 미만에서 출발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작은 정부를 지향한 지난 40년 동안,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 간은 풀린 유동성이 금융시장 안에서만 맴돌면서, 실물경제가 아닌 자산시장에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미국 등이) 큰 정부를 지향한 1950~1960년대에는 소비성향이 높은 중산층이 많아지면서, 산업용 원자재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났다는 것.

최근 세계 철광석, 구리, 니켈, 알루미늄 등 산업용 원자재 수요와 가격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안 연구원은 "인플레는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 점진적으로 발생한다"면서 "향후 물가상승률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리플레이션' 국면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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