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면소비 8% 줄었지만 비대면소비는 4% 늘어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던 지난해에도 부자들은 자동차를, 중산층은 가구와 가전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면소비가 대폭 줄었지만 비대면 소비가 증가, 전반적인 소비 위축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남창우 연구위원과 조덕상 전망총괄은 11일 발표한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가계의 소비행태가 과거와 달랐다며, 대면소비 제한·기피가 가계의 소비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가계의 총소비를 4.4% 줄였다고 봤다.

코로나19로 대면소비가 8.4% 급감했지만, 비대면소비가 4.3% 늘면서 총소비 감소의 일정 부분을 상쇄했다.

   
▲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사진=현대차 제공


대면소비 비중은 지난해 65.5%로 지난 2011~2019년 평균인 68.5%보다 3%포인트 작아졌고, 비대면소비 비중은 31.5%에서 34.5%로 커졌다.

통상의 경제위기에서 가계는 내구재 구입을 미루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지만, 작년에는 지출 을 줄이기보다 대면소비를 비대면소비로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내구재 소비로 나타나, 가계의 실질 내구재 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에 10.2% 감소했지만 지난해 2분기에는 19.7% 증가했다.

지난해 가계의 소비지출은 2.8% 줄었으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에서만 2.8% 늘고 나머지 분위에선 모두 감소했다.

증감률로 보면 중간층인 3분위가 -6.8%로 가장 크게 줄었는데, 시장소득이 감소한 반면 정부의 선별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와 반대로, 소득 상위 20% 5분위는 소비지출을 0.8% 줄이는 데 그쳤다.

일상적인 소비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자들은 대신 내구재를 사, 가계의 평균 내구재 지출은 16.4% 늘었는데, 5분위가 19.6%나 지출을 늘렸다.

내구재 중 자동차 등 운송기구 관련 지출은 17.2% 늘었는데, 5분위에서 지출을 27.4%나 확대하면서 일방적으로 증가율을 끌어올렸다.

가구·가전 소비도 15.1% 증가했지만 3분위가 3.2%, 4분위기 5.5%, 5분위가 6.5%를 고루 늘렸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빠르게 잦아들 경우 올해 가계소비 증가율은 예상했던 것보다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경우 대면 소비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비대면 소비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상황의 소비구성 변화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로나19 집단면역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소비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완화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낮은 이자율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완충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가계소비를 비롯한 경기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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