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선업계가 업황 부진에서 벗어나 일명 '슈퍼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업체들의 1위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12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4월 글로벌 수주량은 154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수주잔량도 7695만CGT 집계되는 등 3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2472만CGT)의 경우 지난해 4월 대비 16% 많아졌으며, 2016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305만CGT(98척)으로, 이 중 중국이 164만CGT를 차지하면서 1위에 올랐다. 한국은 119만CGT로 뒤를 이었으며, 핀란드(8만CGT)가 3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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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NG운반선/사진=현대중공업그룹 |
이를 포함해 1~4월 국가별 수주량을 보면 중국이 705만CGT(248척)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은 682만CGT(171척)으로 2위에 랭크됐다. 일본은 103만CGT(35척)로 나타났다.
한국은 △14만㎥ 이상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만2000TEU 이상급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VLCC) 등 대형선 회복세에 힘입어 시장지배력을 다지고 있다.
실제로 1~4월 주요 선종별 발주량을 보면 대형 컨선은 8척에서 108척, VLCC도 9척에서 27척으로 확대됐다. 대형 LNG선은 같은 기간 0척에서 6척으로 늘어났으며, 9월경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서도 한국이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정부 주도 하에 1~4월 수주량 중 114척을 자국 물량으로 충당한 것이 중국을 1위에 올린 공신이라는 점을 들어 HMM이 선복량 확대를 위해 1만3000TEU급 컨선 12척을 추가로 발주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프라막스·수에즈막스급 유조선과 벌크선 발주량은 절반 가량으로 축소된 것도 국내 업체들에게 유리한 지형을 형성할 요소로 불리고 있다. 국내 조선소들이 대형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과 선사들의 대형화 추세가 맞물리면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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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사진=삼성중공업 |
5월 들어서도 한국조선해양이 8만6000㎥급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고, 17만4000㎥급 LNG 운반선 1척을 수주하는 등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케펠과 손잡고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건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해양플랜트에서 낭보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모잠비크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토탈이 추진하던 LNG프로젝트가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국내 업체들에게 차질이 발생한 것은 악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고부가 선종 공략을 위해 대형선에 역량을 집중한 탓에 중형선 시장에서 고전하는 점도 문제"라며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인 만큼 민관이 합심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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