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이 길어짐에 따라 항공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 화물기단을 적극 활용한 대한항공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과 상장된 저비용 항공사(LCC) 3사는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해 항공업계 양극화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시장 내 경쟁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CC 업계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
|
|
▲ 온도 조절 기능을 갖춘 특수 화물용 컨테이너에 의약품이 실리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조7925억원, 영업이익 10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개 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인 988억원을 상회한다. 당기순손실은 561억원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828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지난해 1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대한항공 측은 "화물 운송을 확대한 덕"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대형 화물 기단을 적극 활용한 덕에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내내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항공화물 수요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까지 더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는 대한항공 화물사업에 대해 △여객기 벨리 공급 부족 △국제 무역 회복세 전망 △해운 물류 적체수요 증가 등으로 상반기까지는 실적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
|
|
▲ 지상조업을 받는 아시아나항공 A350-900 여객기./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아시아나항공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은 8471억원이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886억원과 34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각각 68.7%, 49.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까지 이어졌던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은 막을 내리게 됐다.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관련 수요가 높은 미주·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IT·전자기기 부품 △전자상거래 수출품 △개인보호장비 등의 탑재 물량을 늘려 해당 노선의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82%까지 제고했다.
이와 관련, 최근 화물 운임 상승세에 힘입어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기된다.
이처럼 양대 항공사(FSC)들이 화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는 동안 LCC들은 하나 같이 적자 규모가 커져 죽상을 짓고 있다. 화물기를 보유하지 않은데다, 중대형 항공기 부족으로 화물 운송을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
|
|
▲ 한진그룹 지상조업사 한국공항(KAS) 소속 직원들이 B777-200ER 항공기 밸리 카고에 화물을 적재하고 있는 모습./사진=진에어 홍보실 제공 |
진에어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5% 줄어든 439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영업손실 601억원, 당기순손실 721억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92%, 57.4% 늘었다고 전했다.
진에어는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국제선 관광비행 운항·순환 휴직을 통해 인건비 절감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진에어 측은 영업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 가능성이 높아 2분기 실적 역시 어두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
|
▲ 제주항공·티웨이항공 여객기./사진=각 사 |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실적 악화 분위기를 반영해 보도자료 조차 내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은 418억원, 영업손실 873억원, 당기순손실 793억원이라고 공시했다. 2292억원을 찍었던 지난해 1분기 매출에 비해 올해는 18.2%에 지나지 않는다. 영업손실은 32.8%p 상승했고 당기순손실은 793억원으로 다소 감소세를 보였다.
티웨이항공은 연결재무제표상 1분기 영업손실이 454억1900만원이라고 알렸다. 지난해 1분기 222억9900만원보다 103.7% 증가해 손실폭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당기순손실은 493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348억1300만원 대비 41.8%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편 매출은 352억6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4% 줄었다.
이 외에도 국제선 운항 중단 탓에 LCC들은 국내선 집중에 따라 국내선 수익성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증권시장 상장 LCC 3사는 국내선 항공권 특가 판매·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누가 먼저 쓰러질지 모를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
|
|
▲ 에어서울 여객기./사진=에어서울 제공 |
이 3사 말고도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서울까지 저가 항공권 대전에 껴있어 이미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실제 김포-제주 노선 항공권은 편도 5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일도 다반사다. 아울러 하반기 중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전열을 가다듬고 시장에 진입할 경우 LCC 업계는 문자 그대로 '시계 제로' 상태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
|
|
▲ 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여객기./사진=각 사 |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