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의 다음 등판이 예고됐다. 그런데 기대했던 선발은 아니며, '오프너'에 이은 구원투수로 나선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간) 화상 인터뷰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20일 뉴욕 양키스전 선발 투수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 묻는 질문에 "양현종이 많은 이닝을 맡게 된다"고 답했다.

양현종을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우드워드 감독은 "누군가 우완 투수가 양현종 앞에 등판하게 될 것"이라며 '오프너' 전략으로 20일 양키스전 마운드 운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키스에 우타자가 많아 우완 오프너를 내세우고 이어 좌완 양현종에게 롱 릴리프를 맡기겠다는 것이 우드워드 감독의 생각이다.

   
▲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SNS


양현종은 지금까지 4차례 등판했다. 그 가운데 선발은 한 차례뿐이었지만 3번의 구원 등판에서 모두 긴 이닝을 던졌다. 오히려 선발로 나섰을 때 3⅓이닝 1실점하고 일찍 물러나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했다. 세 차례 구원 등판에서는 모두 4이닝 이상(4⅓이닝 2실점, 4⅓이닝 무실점, 4이닝 3실점) 투구했다.

양현종이 가장 최근 등판했던 경기가 1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었다. 일본인 선발투수 아리하라 고헤이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해 대체 선발이 필요했던 이 경기에 양현종은 유력한 선발로 거론됐으나 우드워드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 콜업한 웨스 벤자민을 선발로 선택했다.

하지만 실패한 선발 카드였다. 벤자민은 1⅔이닝 3실점하고 조기 강판했고 이어 나온 브렛 데 제우스도 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양현종이 3회 무사 만루 위기를 어어받으며 구원 등판해 4이닝을 던져 3실점했다.

비록 양현종이 이전보다 많은 실점을 하긴 했지만 '선발 같은 역할'을 해냈다. 벤자민은 이 경기 부진으로 다음날 곧바로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또 다시 대체 선발이 필요한 20일 경기에 양현종은 유력한 선발 후보였지만 우드워드 감독의 '오프너' 전략으로 계속 불펜투수를 맡게 됐다.

양현종이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우드워드 감독이 이런 기용법을 구상하게 된 것이다. 선발로 정착하는 것이 양현종의 목표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 양현종의 현재 처한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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