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제대로 만났다. 운명의 탈꼴찌 3연전이다.

한화와 롯데는 18일부터 대전에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17일 현재 한화(14승 22패)는 9위, 롯데(13승 22패)는 10위다. 두 팀의 승차는 단 0.5게임. 이번 3연전에서 밀리는 팀이 무조건 꼴찌다.

두 팀 다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선수단을 대거 정리하고 리빌딩에 나섰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해 구단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아직 리빌딩 초기 단계라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2년 연속 꼴찌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빨리 바닥권에서 벗어나야 한다.

롯데는 이달 초부터 꼴찌로 떨어져 반등을 못하고 있다. 단장과 갈등 양상을 보이던 허문회 감독은 결국 지난 11일 전격 경질됐고, 퓨처스팀을 이끌던 래리 서튼 감독이 새로 사령탑에 올랐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이길 경기를 놓치고, 잔루만 잔뜩 쌓는 답답한 경기력을 되풀이해 보여주고 있다.

두 팀은 이번 시즌 두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4월 30일~6월 2일 사직구장에서 첫 3연전을 가졌는데, 한화가 원정에서 스윕 승리를 했다. 롯데는 이 때 한화에 당한 3연패가 치명타가 돼 시즌 처음 꼴찌로 떨어졌고, 이후 한 번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허 감독 경질의 결정적 원인이 된 싹쓸이 패라고 할 수 있다. 한화는 줄곧 최하위에 머물다 롯데전에서 시즌 처음 스윕의 기쁨을 맛보며 8위까지 순위가 올라갔었다.

한화는 롯데전 3연승의 좋은 기억을 갖고 이번 홈 3연전에 나서며, 롯데는 설욕을 다지고 있을 것이다.

   
▲ 사진=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수베로와 서튼, 두 외국인 감독의 첫 맞대결이기도 하다. 앞서 사직 3연전은 허문회 감독이 롯데를 이끌 때다. 현역 시절 마이너리그의 같은 팀(1992년 캔자스시티 산하 싱글A)에서 함께 뛴 적이 있는 오랜 인연의 수베로와 서튼이 한국 KBO리그에서 감독으로 만나 승부를 겨루게 된 점도 흥미롭다.

두 팀은 나란히 2연패에 빠져 있다. 어느 팀이 위닝시리즈 이상의 성적을 거둬 꼴찌를 면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까. 수베로와 서튼 감독 중 누가 웃게 될까.

18일 첫 경기 선발로 롯데는 에이스 스트레일리(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3.38), 한화는 대졸 신인 배동현(5경기, 선발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4.50)을 내세운다. 선발의 무게감만으로는 롯데 쪽으로 기울지만, 최근 롯데의 경기력으로는 선발이 잘 던진다고 해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스트레일리는 시즌 3승, 배동현은 데뷔 첫 승에 도전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