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성장동력 소멸, ‘3저 현상’...신성장 패러다임 구축 기업의 역할 절실
   
▲ 윤광원 세종취재본부장/부국장대우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 사태에서, 전 세계는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백신 접종이 진전되면서 점차 정상적 일상을 되찾고 있으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최악의 '대재앙사태를 맞고 있다.

누구도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앞에 세계 경제는 물론 기존 질서를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이런 변화는 정확히 말하면 코로나가 바꿨다기보다는, 기존에 진행돼 왔던 변혁의 속도가 코로나로 인해 훨씬 빨라졌다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촉진돼 왔던 경제 질서의 변화를 전문가들은 뉴 노멀(New Normal)이라 부른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세계를 석권했던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흐름은 한계와 바닥을 드러냈다.

성장을 주도하던 민간 신용팽창은 벽에 부딪혔고, 제조업의 공급 과잉이 심화됐으며, ‘자국우선주의로 신자유주의의 근간인 국제 분업화가 훼손됐다.

기존 구경제기간산업들의 경쟁력은 땅에 떨어져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반면, IT기술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플랫폼기업들은 새로운 글로벌 경제의 지배자로 떠올랐다.

이는 양극화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민간 유효 수요의 부족으로 이어졌다.

또 금융위기 이후 경기 대응 수단으로 재정보다는 통화정책이 중심이 되면서,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제조업 등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금융시장 안에서만 맴돌았다.

이는 부동산과 주식, 최근의 각종 코인 등 가상자산에 이르기까지 자산시장 버블을 키우고, 목표했던 경기진작 효과는 미미했다.

이렇게 고착화된 것이 이른바 3() 현상, 즉 저성장과 저물가, 저금리다.

   
▲ 서울시내 전경/미디어펜

코로나19의 충격은 이런 변화에 기름을 부었다.

기존 글로벌 공급망 구조는 무너지고, 서비스업은 구조적 충격에 직면했다. 그 틈을 비집고 ‘비대면 디지털화는 가속화됐다.

거시경제지표는 회복돼도 그 온기가 일부에게만 미치는 ‘K자형회복이 우려된다.

중소기업과 대면서비스업, 저소득층에 코로나19의 타격이 집중되면서 양극화 우려는 더욱 악화일로.

게다가 기후변화가 화두로 대두되면서 과거의 생산방식과 에너지는 퇴조하고 친환경·탈탄소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가 왔다.

이렇게 20세기 후반 세계를 이끌었던 기존 성장동력은 의미를 잃었다.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이 절실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성장 패러다임으로 우선 제조업 르네상스를 꼽는다.

금융위기 이후 공급 과잉이었던 제조업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수요 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기업의 가격 협상력 우위, 재고 재축적, 선진국 중심의 설비투자, 정부 부양책에 따른 투자 확대 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다.

다만, 제조업은 과거처럼 국제 분업이 아니라 리쇼어링로컬 교역확대의 방식으로 성장을 주도하고 친환경 트렌드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비스업은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디지털화에 따른 고용 위축, 양극화 심화가 우려된다.

위기 극복 및 뉴 노멀 시대는 신자유주의 시절의 작은 정부대신 큰 정부가 요구된다. 이를 선도하는 것이 바이든 시대의 미국이다.

정부 주도로 통화보다 재정 중심의 정책으로 양극화의 충격을 완화하고, 제조업 등 중간 일자리를 창출하며 디지털친환경 인프라를 확대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3저 현상 탈피를 추구하는 방향이다.

제조업 주도의 고성장, 수요 우위에 의한 물가 상승, 총 투자가 총 저축을 상회하는데 따른 금리 상승이 전망된다.

제조업 일자리 창출과 고소득층 및 대기업에 대한 증세-재분배를 통한 양극화 완화, ‘잉여유동성축소에 따른 실물경제와 금융부문 간 괴리 축소 등도 큰 정부가 기대하는 점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 리스크, 조세 부담 증가, -중 갈등에 따른 세계 교역 둔화와 불확실성 증대가 우려된다.

이런 대 변화는 당연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더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한국은 그 동안 미국과 중국 간 국제 분업에 편승, 성장해 온 게 사실이다. -중 갈등과 글로벌 교역 둔화는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이다. 인플레와 금리인상은 국내적으로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탈탄소-친환경 문제도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 한국에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한국은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포스트 코로나시대, 신성장 동력 발굴과 패러다임 변화에 앞서나가야 한다.

아무리 큰 정부의 시대라 해도 결국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것은 기업일 수밖에 없다. 기업을 신바람 나게 하고, 스스로 일하게 하는 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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