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사용량 25.4GWh…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탑 5 유지
폭스바겐 ID.3·아우디 E-드론 EV·기아 니로 BEV·현대 코나 BEV 등 판매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계 배터리 3사가 비중국 글로벌 시장에서 톱5에 들었다.

20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5.4GWh(중국 시장 제외)로, 전년 동기 대비 68.0% 증가했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은 7.9GWh로, 같은 기간 82.4% 늘어나면서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삼성SDI(2.5GWh)도 58.0% 확대되면서 3위를 유지했으며, SK이노베이션(2.4GWh)은 2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5위를 기록했다. 중국 CATL은 4위에 랭크됐다.

   
▲ 미국 오하이오주 내 얼티엄셀즈 전기차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는 K-배터리를 탑재한 모델들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폭스바겐 ID.3 및 ID.4와 포스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량 확대가 사용량 증가를 견인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와 피아트 500 및 포드 쿠가 PHEV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를 이끌었으며,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BEV와 현대 코나 BEV 등의 선전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파나소닉 등 일본계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여전하고, 중국의 추격이 매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 유지·확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사용량을 보면 CATL이 430.6%의 성장률을 앞세워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을 누르고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파나소닉도 LG에너지솔루션과 유사한 점유율을 차지했다.

업계는 CATL이 테슬라 모델3(중국산 수출 물량) 외에도 푸조 e-2008과 오펠 코르사 등 순수전기차 판매량 급증을 필두로 중국 외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SDI 헝가리 공장/사진=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2조7000억원을 들여 테네시주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한국·폴란드·중국 내 설비를 증설하는 등 생산력을 현재 120GWh에서 2023년 260GWh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도 1회 충전시 600km까지 주행 가능한 제품을 토대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향후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통해 각형·원통형 등 배터리 생산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생산력을 현재 40GWh 규모에서 2023년 85GWh, 2025년 125GWh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헝가리 유럽 2공장 및 미국 조지아주 1·2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와 HEV 배터리도 공동개발하고, 2024년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포드와 미국 내 합작법인(JV)도 설립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기차 생산을 늘리려는 포드와 배터리 생산력을 늘리려는 SK이노베이션의 이해관계가 맞은 데 따른 것으로, 최태원 회장의 방미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CATL의 급부상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고, 파나소닉도 비록 1위를 내주긴 했지만 어느 정도 시장 입지는 유지하고 있다"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으로, 기초 경쟁력 강화 및 성장동력 정비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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