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기업을 비롯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 이어져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반도체가 전 산업 분야에 있어 필수요소가 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디스플레이 구현 가능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자 섬유를 개발, 향후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OLED 전자 섬유 디스플레이 개념도./사진=KAIST 제공


그동안 전자섬유는 실제 입을 수 있는 형태의 소자로서, 기존 2차원 평면 소자와는 다르게 인체의 다양한 움직임에 순응하고, 뛰어난 착용성과 휴대성을 제공할 수 있는 섬유의 1차원 구조 덕분에, 차세대 폼 팩터(form-factor)로 주목받고 있었다. 

그러나 빛을 방출하는 전자 섬유는 패션, 기능성 의류, 의료, 안전, 차량 디자인 등 다양한 응용 잠재력이 많음에도 불구, 지금까지의 발광 전자 섬유 연구는 디스플레이로 활용되기엔 부족한 전기광학적 성능을 보여 왔다.

또한 단순히 소자 단위로만 연구가 진행되거나, 종횡비가 긴 2차원 평면 단위에서 연구가 이뤄져 응용기술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최경철 한국과학기술대학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OLED 전자 섬유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 높은 전기광학적 성능 구현과 함께 주소 지정 체계 구축에 주목하면서, 이번 연구를 성공시켰다.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연구해 왔던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와 LG디스플레이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5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된 것으로, 정부와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먼저 300µm(마이크로미터) 직경의 원통형 섬유 구조에 적합한 적녹청 색배합(RGB) 인광 OLED 소자 구조를 설계했고, 연구팀이 보유한 원천기술인 딥 코팅 공정을 활용해 평면 OLED 소자에 버금가는 수준의 OLED 전자 섬유를 개발했다.

특히 기존 기술 대비 약 5배 이상의 전류 효율에 해당하는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 인광 OLED를 섬유에 성공적으로 구현, 최고 1만cd/m2(칸델라/제곱미터) 수준의 휘도, 60 cd/A(칸델라/암페어) 수준의 높은 전류 효율을 보였다. 

또한 OLED 전자 섬유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디스플레이 구동을 위해, OLED 전자 섬유 위에 접촉 영역을 설계해 직조된 주소 지정 체계를 구축했고, 문자와 같은 정보를 디스플레이 해 실제 입을 수 있는 기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황용하 KAIST 연구원은 “섬유 기반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소 기술들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며 “전자섬유가 가진 뛰어난 착용성과 휴대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디스플레이 기능성을 구현해 패션, 기능성 의류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 성과를 두고 최 교수는 “연구소나 캠브리지대학교 등 기업과 대학 등에서 비슷한 연구는 하고 있지만, 그들은 디스플레이라기보다 다른 일렉트로닉스 쪽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섬유에 적용하는 디스플레이는 유일무이하게 저희만 연구하고 있는 분야로, 세계 최초 연구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처음 발표했을 때, 전 세계 기업들에서 수많은 제안이 들어왔다”면서 “특히 벤츠, BMW, 포드 등 자동차 업계의 연락이 왔고, 카지노 테이블에 이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제안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이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이번 OLED 전자섬유 기술을 자동차 실내 인테리어에 적용하겠다는 설명으로, 해당 제안은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번 연구성과의 상용화 시기를 묻자, 최 교수는 “우리는 연구를 할 뿐이지, 생산을 비롯한 상용화 문제는 결국 기업이 판단한 일”이라면서 “LG의 의지에 달려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3일자로 전면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특허는 LG디스플레이와 최 교수 연구팀이 공동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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