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전년비 2.3% 증가…일부 업종 주도 양극화 가능성도
동남아 코로나 확산 리스크 확대…생산 거점과 신흥시장 타격 가능성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국내 기업 절반 이상이 하반기에 코로나19와 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수출 둔화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영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의 ‘2021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 부산신항 항공사진 /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기업 수 기준으로 55.2%가 올해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 △자동차‧자동차부품 △바이오헬스 △석유화학‧석유제품 등은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이 증가를 전망한 기업보다 많았다. △철강 △일반기계‧선박 등은 수출 증가를 전망한 기업이 감소를 전망한 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하반기 수출 증가 기업보다 감소 기업이 더 많은 상황에서도 전체 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일부 업종과 기업이 전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의미”라며 “수출에서도 업종과 기업별로 실적이 갈리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에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한 세계 교역 위축(44.4%)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악화(16.2%)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악화(7.4%)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완화 및 세계 경제 반등에 따른 교역 활성화(51.3%)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개선(19.8%)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강화(9.6%) 등을 이유로 들어 감소 기업과 증가 기업 간 코로나19 등에 대한 상황 인식이 차이를 보였다.

과반(53.3%)의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28.7%였고,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18.0%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우리 기업들이 수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22원으로 나타났다. 손익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16원으로 2021년 1월(1097원), 2월(1112원) 평균 수준의 환율이 하반기에도 나타날 경우, 손익분기 환율에 미달하여 기업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최근 동남아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생산 거점이 위치해 있고, 신흥 시장의 경제가 위축되면 매출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계는 인도와 베트남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생산 라인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다. 인도는 지난달 중순부터 하루 확진자가 수십만명에 이르고 있다.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도시의 입국을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동남아에 진출한 기업들 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방역 활동 강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생산 차질, 매출 감소 등 부작용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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