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장 가동률 상승과 수출 위주 생산으로 해외판매는 늘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가동차질로 5월 내수 판매에서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냈다. 수출 및 해외 현지생산 판매는 해외 공장 가동률 상승과 국내 생산물량의 수출 위주 배정 등으로 전체적으로 늘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사의 5월 내수 판매실적은 도합 12만4415대로 전년 동월대비 15.0%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동안 신차 효과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해왔으나 5월 잇따른 가동 차질에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현대차는 5월 국내 시장에서 6만205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2.4%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베스트셀링카로 위용을 떨쳐 온 그랜저가 41.8% 감소한 7802대 판매에 머무는 등 대부분의 차종 판매가 감소했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올해 출시된 미니밴 스타리아가 3232대, 전기차 아이오닉 5가 1919대나 팔린 점을 감안하면 기존 차종들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기아 역시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6.4% 감소한 4만790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K5와 스포티지, 셀토스 등 인기 모델들의 판매량이 줄줄이 감소했고, 신차 K8도 5565대 판매에 그치며 전작인 K7보다 월등히 높은 실적을 올리진 못했다. 미니밴 카니발이 그나마 전년 동월 대비 145.5% 증가한 7219대로 선전했다.

르노삼성은 5월 전년 동월 대비 56.2% 감소한 4635대의 내수 판매실적으로 완성차 5사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QM6가 3081대의 실적으로 3개월 연속 월 3000대를 넘어섰으나 나머지 차종들이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 5월 5008대나 팔리며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XM3 판매가 올 5월에는 984대까지 쪼그라들었다.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 역시 5월 내수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4.6% 감소한 4956대에 머물렀다. 다만 회사측은 5월 생산은 과거 생산차질에 따른 수출 적체물량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미출고 잔량이 4000여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3.3% 감소한 4597대를 판매했다. 완성차 5사 중 가장 낮은 실적이다.

주력 차종들이 대부분 판매 부진을 보인 가운데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전년 동월 대비 40.0% 증가한 1338대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수출 및 해외 현지생산 판매는 전반적으로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해외 공장들이 가동률을 높이면서 기저 효과가 극대화됐고, 외국계 중견 3사는 국내 공장 가동차질 와중에도 생산물량을 수출 위주로 배정한 덕이다.

현대차는 5월 해외 판매가 26만1073대로 전년 동월 대비 67.7% 늘었고, 기아 역시 해외 시장에서 74.2% 증가한 19마8093대를 판매하며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르노삼성 역시 5월 XM3의 유럽 수출 물량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320.7% 급증한 5713대의 수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향 닛산 로그 수탁생산계약 종료에 따른 타격을 XM3 유럽 수출로 상당부분 만회하는 모습이다.

XM3는 5월 4247대나 수출되며 수출 개시 이래 가장 많은 선적이 이뤄졌다. XM3는 6월부터 유럽 28개 국가에서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 수출이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쌍용차는 5월 3854대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전년 동월 대비 442.1%의 성장을 기록했다. 4월 협력사들의 납품중단으로 멈췄던 공장이 5월 재가동된 가운데, 출고 적체가 누적된 수출물량 위주로 생산을 운영한 결과다.

특히 코란도와 렉스턴 스포츠는 각각 1000대 이상의 수출을 기록, 글로벌 시장에서 쌍용차의 경쟁력이 남아있음을 과시했다.

한국지엠은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해외 판매에서 감소를 보였다. 5월 수출은 1만1831대로 전년 동월 대비 37.0% 감소했다. 주력 수출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이 5월 1교대 50%의 가동률로 운영된 결과다.

회사측은 지난달 31일부터 부평 1공장 운영을 2교대로 전환해 가동률을 100%로 높인 만큼 6월 이후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5월 내수 실적은 판매 부진이라기보다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라는 공급 측면의 이슈가 있었던 만큼 생산이 정상화된 6월은 대기수요가 몰려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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