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국내 항공업계 1분기 실적이 양극화를 보인 가운데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비명 소리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조만간 경쟁사도 늘어날 예정이어서 LCC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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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타항공·제주항공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주기돼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각 항공사들 주가는 백신 접종 이후 해외 관광에 대한 기대감으로 폭등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주일 간 대한항공 5.1%, 제주항공 5.8%, 티웨이항공 30.5% 등의 오름세를 보여 항공업계 경영난이 걷히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LCC들의 재무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진에어의 자본잠식률은 각각 28.7%, 34.4%, 42.4%이다. 현재로선 유상증자나 영구채·전환 사채(CB) 발행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모회사들의 지원 계획이 없다.
우선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8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억원 가량 적자가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유통업계가 흔들려 지주사 AK홀딩스도 지원 여력이 없는 상태다. AK홀딩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3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억원 가량 적자 폭이 커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을 포기하지 않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금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보유 여객기 대수가 국내 LCC 업계에서 가장 많은 만큼 이로 인한 적자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전체 42대 중 17대가 운항 휴업 중이다.
LCC 중 재무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진에어도 모회사 한진칼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자매 회사인 대한항공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진에어를 돕고싶어도 돕지 못하는 형국이다.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언급했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진에어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있으나 아직까지는 당사나 한진칼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전했다.
LCC 업계는 이런 와중에 항공권을 단돈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파는 치킨 게임도 벌이고 있디. 비행기 표값이 항공권 가격이 고속버스 승차권 가격보다도 못한 기현상이 계속 나타나 출혈 경쟁 양상 마저 보인다.
다음달에는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새로이 등판한다고 예고했다. 이곳은 중대형기인 보잉 787-9을 이미 1대 도입했고, 차후 2대를 추가로 더 들여올 예정으로 기존 사업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하반기 중 이스타항공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 증명(AOC)을 받고 정상 운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살아남아있는 LCC들이 고전하게 될 전망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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