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물가, 과거 테이퍼링 때 수준 상회, 백신 접종으로 이연 소비 폭발 가능성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축소(테이퍼링) 논의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난 미국 경제의 급속한 회복으로 테이퍼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행어처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것.

과거 테이퍼링은 모두 3번 시행됐고, 마지막은 8년 전인 3013년에 있었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풀린 막대한 유동성 환수를 위해 연준이 급격한 긴축을 진행, 글로벌 주가 급락과 미 달러화 가치 상승이 초래됐었다.

최근 연준의 '회사채+상장지수펀드(ETF)' 전량 매각 계획은 그 규모가 미미,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테이퍼링이 임박했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시장에선 받아들이고 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사진=연합뉴스


테이퍼링 우려 부각은 미국의 현 물가 수준이 과거 테이퍼링 때의 평균치를 상회하고, 민간 부문에서도 코로나19로부터의 '자생력'이 대폭 회복됐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될수록 지역 간 이동량이 증가할 것이고, 이는 곧 그간 축적된 '이연 소비'를 위한 재원과 맞물려, 소비의 폭발적인 증가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제한적이었던 탓에 공급망에도 차질이 발생, 현재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 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3분기에 원자재 가격의 2차 반등도 예상되며, 이는 금리 상승과 신흥국 통화의 강세 전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이 임박했지만, 현재 미국 이외 국가들의 정황을 감안하면, 과거 테이퍼링 때의 부작용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은 일시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지라도, 증시의 향방을 바꾸지는 못했던 것이 과거 사례였다"며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존재하는 시장금리는 금융섹터의 구조적인 성장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자재 외에, 실물경기 개선 구간에서 시장을 견인해 온 경기 관련 소비재와 정보통신(IT) 업종 역시,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는 기존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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