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계열사·LIG넥스원·KAI·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외 110여개사 참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10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1이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은 우리 영해를 지키는 무기체계와 장병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근접방어무기체계(CIWS)였다. 이는 함정을 노리는 미사일과 소형수상정 등을 타격하기 위한 것으로, 경항공모함·한국형 차기구축함(KDDX)·호위함(FFX-Ⅲ) 등 해군의 최신 함정에 탑재될 예정이다.

한화 방산계열사 부스에서는 △한국형 수직발사장치(K-VLS) △잠수함용 리튬이온전지체계 △가스터빈 엔진(LM2500) △한국형 차기구축함·경항모 등에 쓰일 수 있는 통합전기추진체계 △방송인 안젤리나 다닐로바가 홍보하는 에어모빌리티 등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 10일 부산 벡스코에 전시된 한화시스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 목업/사진=미디어펜


특히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함정용 전자광학추적장비 및 사격통제 시스템을 적용한 CIWS-Ⅱ 체계 목업과 고속으로 접근하는 목표물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탄착 수정기능이 눈에 띄었다. 풍향·풍속·롤링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탄착을 수정하는 알고리즘을 보고 있으니 현역 시절 관측병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사격제원을 계산해 포반에게 전송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30여년간 90척에 달하는 함정에 전투체계를 적용하고, 전투기용 X-밴드 AESA 레이더를 개발한 기술력을 CIWS에 녹일 것"이라며 "장병들의 생존성을 높이고, K-방산의 흐름을 이어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CIWS-Ⅱ 실물 모형을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LIG넥스원은 국내 최초로 전용 사격통제 기술을 갖추고, 면배열 AESA 레이더 기술을 국내 유일하게 전력화한 경험을 앞세워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골키퍼 창정비 사업을 완료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전문인력과 정비시설 및 노하우도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운용 중인 CIWS가 이미 수십척의 함정에서 전투관리체계와 연동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능개량을 통해 함대함 뿐만 아니라 함대지 능력도 보유한 미사일로 거듭나려는 비룡 외에도 최근 화두로 떠오른 소형무인기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대드론방호체계 등도 포착됐다. 비궁·해성·해궁 등 전력화를 마치고 수출길에 나서려는 무기체계들도 배치됐다.

   
▲ 10일 부산 벡스코에 전시된 LIG넥스원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 실물 모형/사진=미디어펜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군안팎에서 '뜨거운 감자'로 불리는 경항모 모형들이 장병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해군에서 추진 중인 경항모는 경하배수량 기준 3만톤(만재배수량 4만5000톤)급으로, 함재기로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B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스키점프대를 설치, 함재기의 작전수행능력을 끌어올린 모형을 전시했다. 갑판폭을 30% 가량 늘리면서도 중량을 유지하는 등 기본설계 단계를 벗어나 개념설계도 진행 중으로, 회전익·고정익 항공기가 동시에 이착륙 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무인기가 전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것에 대비해 무인수상정·잠수정을 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것도 특징으로, 고정익 항공기를 줄이고 회전익 항공기(헬리콥터)를 늘리는 등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옵션도 검토하고 있다. KDDX의 경우 통합마스트가 적용되고 함대함 미사일 등 무장이 늘어났으며, 스텔스성능 덕분에 150m 길이의 함정이 레이더에서는 어선 크기로 보이는 것이 강점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스키점프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함재기 숫자가 줄어들 수 있고 상륙작전이 제약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모델은 미국 다목적상륙함의 영향을 받았으며, F-35B 12~20대를 탑재를 기준으로 설계를 하고 있다. 함교를 2개로 나눠 피격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소티(항공기 출격 횟수) 향상 등을 위해 F1 피트스톱에서 쓰이는 개념도 적용했다.

   
▲ 10일 부산 벡스코에 전시된 대우조선해양 경항모 모형/사진=미디어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국형 소해헬기와 상륙공격헬기를 비롯한 함상용 무인기 및 KF-21 보라매 등을 선보였다. 소해헬기는 함정의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해 해상·수중 기뢰를 제거하는 것으로, 전력화에 성공할 경우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 개발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상륙공격헬기는 해병대 상륙작전시 공중돌격부대를 적지에 투입하면서 공중엄호와 타격을 수행하는 것으로, KAI는 소형무장헬기(LAH) 및 항전시스템을 통합한 개발방안을 제시했다.

STX엔진은 FFX-Ⅱ에 탑재되는 25톤 규모의 실물 디젤 발전기 세트를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 이는 함정 내외부 소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차음상자와 함께 구성되며, 1400kW의 전력을 공급한다. 해경의 500톤급 경비함에 들어가는 모형 디젤 엔진 세트와 독자기술로 개발한 해안·항만 감시용 안테나 세트도 전시했다.

해병대 부스에는 가상현실(VR)로 수상스키를 체험하고 K-6 기관총을 발사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적 미사일을 격추한 뒤 링스헬기를 타고 적잠수함 위치를 식별한 뒤 아군에게 전송, 어뢰를 통해 격멸하는 해군입체작전을 수행하는 인원도 줄을 서고 있었다.

이밖에도 이날 전시장에는 록히드마틴·레이시온·제너럴일렉트릭(GE)·사프란 등 외국계 기업 관계자들이 관람객들에게 우리 영해를 함께 지키기 위한 솔루션을 설명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