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최저임금 인상과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등 노동·기업 관련 규제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규제개혁 성과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트 코로나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규제개혁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규제개혁체감도가 지난해(93.8)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92.1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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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
규제개혁체감도는 100을 기준치로 지수가 100초과면 만족, 100미만이면 불만족, 100이면 보통으로 해석한다. 올해 92.1은 기업들이 대체로 규제개혁 성과에 ‘불만족’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체감도는 2018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장 높았으나 정권 출범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규제개혁 성과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7.8%,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19.0%로, 불만족하는 기업이 만족하는 기업의 약 2.4배에 달했다. 특히 기업들이 지난 1년간 규제개혁 성과에 ‘매우 불만족’으로 응답한 비율은 6.8%로, 2020년(5.9%)에 비해 0.9%포인트 증가했다.
규제개혁 성과에 불만족한 기업 95개(대기업 50개, 중소기업 4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불만족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규제해결 미흡’(29.5%)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해당 분야 규제 신설·강화’(28.4%), ‘해당 분야 핵심규제 개선 미흡’(21.1%), ‘공무원의 규제개혁 의지 부족’(16.8%)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주목할 만한 변화는 ‘해당 분야 규제 신설·강화’ 항목이 이전 해들에 비해 응답 비율과 순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2019년 조사에서는 ‘해당 분야 규제 신설·강화’ 14.6%로 4위, 2020년 조사에서는 19.0%로 3위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복합그룹감독법 등 기업규제3법, 중대재해처벌법, 타다금지법 등 규제입법이 대거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규제개혁체감도 제고를 위해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규제를 개혁해야 할 분야(중복응답)는 ‘노동 규제’(40.4%), ‘환경 및 에너지 관련 규제’(31.0%), ‘대기업 규제’(27.6%) 순이었다. 특히 노동 규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다른 분야에 비해 9%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 정부의 규제개혁정책 성과 전망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8.2%), ‘부정적’(16.8%) 등 부정적 응답(25.0%)이 ‘매우 긍정적’(1.4%), ‘긍정적’(9.0%) 등 긍정적 응답(10.4%)보다 약 2.4배 많았다. 규제개혁 성과 전망에 부정적인 이유는 ‘정부의 규제개선 의지 부족’(24.8%), ‘경제 민주화 및 반기업 정서 등에 대한 우려’(21.6%) 등으로 조사됐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등 최근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규제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이 신산업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산업을 위한 연구개발(R&D)과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규제강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강도를 낮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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