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29)이 유로2020 경기 도중 쓰러진 전 토트넘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의 쾌유를 비는 특별 골 세리머니를 펼친 데 대해 외신들도 주목했다. 손흥민의 동료애에 칭찬 세례가 쏟아진 것은 물론이다.

손흥민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최종전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손흥민의 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무패(5승1무)로 조 1위를 확정,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골을 넣자 손가락으로 '23'을 나타내 보이며 중계 카메라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카메라에 대고 "힘내, 사랑해"(Stay strong, I love you)"라고 얘기했다.

'23'은 에릭센이 토트넘에서 달고 뛰었던 등번호다. 손흥민의 메시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열린 덴마크-핀란드의 유로2020 조별리그 B조 1차전에 덴마크 대표로 출전했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것이었다.

에릭센은 전반 42분께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심정지 상태에 빠진 에릭센을 의료진이 긴급 심폐소생술로 살려냈고, 병원으로 후송된 에릭센은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

덴마크-핀란드의 유로2020은 전세계에 생중계됐기 때문에 많은 축구인 및 팬들이 이 장면을 지켜보며 충격을 받았다. 에릭센의 회복을 바라는 축구선수들 및 팬들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그 가운데도 손흥민의 에릭센을 위한 세리머니는 특별하고도 감동적이었다.

덴마크 매체 볼드는 13일 "손흥민이 에릭센에게 쾌유 메시지를 전했다. 에릭센의 토트넘 동료였던 손흥민이 대표팀 경기 결승골을 에릭센에게 바쳤다. 감동적인 세리머니였다"고 손흥민의 세리머니를 상세히 전했다. 또 다른 덴마크 매체 팁스블레드와 DH 등 여러 현지 매체들도 손흥민의 특별했던 골 세리머니를 보도했다.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영국의 데일리메일, 기브미스포츠를 비롯해 스페인 마르카, 프랑스 레퀴프, 미국의 폭스스포와 ESPN 등 각국 매체들도 손흥민의 이 세리머니를 잇따라 전하며 감동적인 동료애를 조명했다.

2015-20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에릭센이 지난해 1월 인터밀란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5시즌을 함께 뛰며 동료로서뿐 아니라 동갑내기 친구로서 우정을 나눴다.

레바논전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자느라 (에릭센 사고 장면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소식을 듣고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고 안 좋았다"라며 "함께 뛰었고, 친하게 지내던 동료라서 경기를 하면서도 신경이 쓰였다"고 에릭센을 위해 세리머니를 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덴마크축구협회는 "에릭센의 상태가 안정됐다. 계속 입원해 추가 검사를 받을 계획"이라고 에릭센의 상태를 전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해준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