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26)이 스타일을 구겼다. 하필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된 경사스런 날, 부진한 피칭을 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16일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대표선수 명단 24명을 발표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대표팀의 '세대 교체'를 이룬 것이 눈에 띄었다.

롯데에서는 투수 박세웅이 유일하게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 구단은 공식 SNS에 박세웅의 대표 선발을 축하하며 금메달 획득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 박세웅의 올림픽대표팀 선발을 축하한 롯데 자이언츠. /사진=롯데 자이언츠 인스타그램


박세웅은 이날 낮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경기 전 박세웅은 대표팀으로 뽑아준 김경문 감독에게 감사를 표하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한화전에서 국가대표에 걸맞지 않은 피칭을 했다. 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6안타 3볼넷(탈삼진 4개)을 내주며 4실점했다. 롯데는 결국 3-9로 졌고, 박세웅은 시즌 4패째(3승)를 안았다.

최근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온 박세웅이기게 이날 부진은 아쉬웠다. 박세웅은 지난 4일 kt 위즈전에서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따내는 등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의 안정된 피칭을 해왔다. 그런 모습이 이날 한화전에서는 없었다.

1회말부터 고전했다. 2사 후 하주석에게 2루타,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2회는 삼자범퇴로 간단히 넘겼으나 3회말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낸 후 하주석에게 다시 2루타를 맞고 2실점째를 했다.

4회말에도 선두타자 정진호에게 2루타를 맞고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뒀으나 이후 삼진 2개를 곁들여 세 타자를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부르더니 또 하주석에게 2타점 2루타를 두들겨 맞았다. 박세웅은 더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무사 2, 3루에서 물러났는데 구원등판한 진명호가 3연속 삼진으로 추가 실점하지 않아 박세웅의 자책점이 더 늘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한화 하주석은 박세웅을 무너뜨리는데 앞장섰다. 박세웅을 상대로 3연속 2루타를 때리며 3타점을 올렸다. 대표팀 유격수 예비후보였던 하주석은 오지환(LG)과 김혜성(키움)에 밀려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했다. 그 분풀이를 대표팀 투수로 선발된 박세웅에게 화끈하게 한 듯했다.

한편, 박세웅이 올 시즌 5회를 못 채우고 강판한 것은 이날까지 12차례 등판에서 2번뿐이었다. 모두 한화전이었다. 지난 4월 30일 한화전 첫 등판에서 3⅓이닝 6실점(승패 없음)하고 조기 강판됐고, 이날 또 한화 타선에 당했다. 한화전 2경기 평균자책점이 12.27(7⅓이닝 10실점)이나 돼 민망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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