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큰 정치" 안철수 "신설 합당" 요구...독자노선 시사
이준석 "잠재적 주자 될 수 있는 분과 이견 노출을 피하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차기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통합 추진 로드맵에 적신호가 커졌다. 이준석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가 예상됐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마이웨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양대 주자를 국민의힘 울타리 안에 한데 모아 ‘원샷’ 경선을 치르자는 이른바 ‘경선버스 정시출발론’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윤 전 총장과 안 대표가 독자노선을 걸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윤 전 총장은 17일 대변인을 통해 "여야의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여야의 협공’은 최근 국민의힘이 자신을 향해 연일 입당 압박을 가하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동시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하나로 묶으면서 결국 어느 쪽과도 손을 잡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박민규 기자

실제로 윤 전 총장은 "내 갈 길만 가고, 내 할 일만 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서도 “더 말씀드릴 게 없다”는 기존의 입장만 재확인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보수,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까지 아우르겠다"고 말했다. 굳이 특정 정당의 지지층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안철수 대표도 이날 실무 협상을 조속한 추진을 내비치면서도 그동안 보류해왔던 지역위원장 29명의 임명을 의결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의 통합 때 지분을 요구하려는 목적이 없다고 했지만, '알박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대표가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선 국민의당을 향해 "솟값은 후하게 쳐 드리겠지만 급조하는 당협 조직 등은 한 푼도 쳐 드릴 수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앞서서는 국민의당 합당 실무협상단 대표인 권은희 원내대표가 당명 변경을 요구했으며, 이태규 사무총장은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층은 신설 합당을 원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통합 플랫폼으로 국민의힘 아닌 ‘신당’을 요구한 것이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국민의힘 제공

이를 두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이 나오자 합당을 하지 않으려는 생각이 강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류가 예상되면 윤 전 총장과 안 대표가 ‘마이웨이’를 시사하자 이 대표도 일단은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제1야당 중심으로 야권 통합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만큼 굳이 혼선을 키울 필요는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잠재적인 우리 당, 야권의 대선주자가 될 수 있는 분들과 이견이 자주 노출되는 건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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