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조절 위해 파격 인센티브&프로모션 보다 수요유지
재고확보위한 행보…계약건수 보다 고객신뢰 유지 집중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동차 업계에 반도체 부족난 여파가 지속되며 판매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거 실적부진 상황처럼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단행하기 보다는 할인 폭과 딜러 인센티브 폭을 줄이고 내실을 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물량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건수만 올리는 것은 오히려 고객의 신뢰를 해치는 효과가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요를 유지하는 선의 프로모션을 통해 꾸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 제네시스 총 라인업. /사진=제네시스 제공


21일 주요 외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 인센티브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9% 감소했다. 4월과 비교해도 평균 5% 수준 줄었다.

판매 인센티브는 신차 1대 판매에 따라 판매회사에 지급되는 성과급이다. 판매가 원활하면 인센티브를 줄이고, 판매 부진이 지속하면 인센티브 확대해 맞대응하는 게 기존 판매 방식이다. 

지난달 북미에서는 판매 부진에 빠진 일본 닛산이 인센티브를 무려 15%나 확대했다. 반면 빠르게 회복 중인 일본 토요타(-4%)와 혼다(-10%), 폭스바겐(-10%)은 오히려 인센티브를 줄였다. 그래도 판매가 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 역시 전달 대비 인센티브를 7%가량 줄였다. 업계 평균치(약 5%)를 웃도는 감소폭이다. 판매 성과급을 줄여도 판매가 원활한 덕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월간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5월 한 달 동안 두 브랜드가 현지에서 총 17만31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작년보다 56% 증가한 9만17대, 기아 판매도 75%나 늘어난 8만298대에 달했다.

내수 역시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할인 폭을 축소하는 사정은 비슷하다.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속에서도 내수 차 시장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 무렵 현대차와 기아 역시 본격적인 '신차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며 내수 판매를 확대했다.

이른바 '제품믹스', 즉 고급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차종 다양화를 통해 1대당 판매 단가 역시 지속 상승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반도체 부족현상으로 출고 지연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국내시장에서도 할인폭이 줄어들고 있다. 출고지연이 늘어나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할인 대상을 줄였다. 지난해 6월 세단 5개 차종에 대해 저금리 및 할인 조건을 내걸었던 반면, 올해 6월에는 대상을 3개 차종으로 줄였다. 

신차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대기수요만 늘려 봐야 이미지에 부정적인 효과만 더할 뿐이기 때문에 이같은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대기기간이 길어지면 타 브랜드로의 이탈도 많아지기 때문에 수요를 유지하는 차원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판매부진은 수요의 하락에 의한 것으로 제고가 확보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할인을 단행했지만 현재는 팔고 싶어도 제고량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이에 파격적인 프로모션보다 고객의 신뢰를 지키고 내실을 다지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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