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기 없애려 680억 원 투자, 생산량은 원전 1기의 2% 수준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이 재직한 지난 10년간 미니태양광 설치 사업에 시예산 680억 원을 썼지만, 설치 실적과 에너지생산량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근 의원(국민의힘, 경북구미갑)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가 보급업체에 지급한 보조금은 7년간 592억 원에 달하는데 비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설치 건수는 32만 3909건으로, 목표로 내세웠던 100만 가구의 3분의 1에 그쳤다. 

또한 미니태양광의 에너지 생산량은 8년간 4만 5487TOE(석유환산톤, Ton Of oil Equivalant) 이었는데, 이는 원전 1기의 한해 생산량인 200만 TOE의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강서구 내 한 아파트에 설치된 태양광패널./사진=미디어펜


미니태양광 사업은 박 전 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2014년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태양광 100만 가구 확산’을 목표로 추진됐다.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은 원전 1기가 연간 생산하는 에너지 200만 TOE를 친환경에너지 생산 및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통해 대체하겠다며, 시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실시한 사업이다.

미니태양광은 아파트 베란다, 주택 옥상 등에 설치하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시설로, 시가 미니태양광 보급업체를 선정하고, 시민들은 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급업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후 소비자가 보조금을 제외한 자부담금을 보급업체에 납부하면, 보급업체가 시에 보조금을 신청해 수령하는 구조다.

구 의원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시가 미니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해, 산하 공기업을 전방위적으로 동원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가 서울에너지공사에 미니태양광 보급이 부진한 일반아파트 단지 현황(247개 단지) 리스트와 함께 아파트 단지를 직접 방문해, 미니태양광을 홍보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시가 첨부한 247개 단지 리스트를 보면, 입주 세대수 24만 1395개소 중 미니태양광 설치세대수는 3478개소에 불과했다.

시는 미니태양광 보급실적을 늘리기 위해 서울도시주택공사 신규아파트도 활용해, 서울도시주택공사에 신규아파트에 미니태양광을 설치를 확대하고, 설치를 동의하지 않는 임대아파트 단지에 협조요청을 하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시는 미니태양광 사업에 대한 출구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라면서 “향후 연료전지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전체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확대 개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니태양광 보급을 담당한 태양광지원센터도 향후 신재생 중심으로, 센터명과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 의원은 “‘원전 하나 줄이기’라는 비현실적 발상에 따라 추진된 미니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수년간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됐다”고 지적하면서, “미니태양광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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