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우건설을 놓고 매각 2라운드가 진행될 예정이다. 입찰에 참여한 중흥그룹과 DS네트웍스 모두 큰 가격 차를 두고 재입찰을 원하면서다. 다만 KDB인베스트먼트는 중흥건설에 가격 조정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오는 2일 대우건설 매각 재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마감한 입찰에는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중흥건설은 인수 입찰가로 2조3000억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번 매각 재입찰은 양사 모두 가격 재조정을 요구하면서 KDB인베스트먼트가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이라는 높은 금액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DS네트웍스는 재입찰을 하면 더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재입찰 요구를 받아들인 것은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탈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번 입찰에는 보증금이 걸려있지 않아 KDB인베스트먼트가 인수가격에 대한 구속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이번 매각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5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내는 구조다. 

중흥건설이 인수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인수를 포기하게 되면 산업은행은 2018년에 이어 또다시 대우건설 매각에 실패하는 것으로 KDB인베스트먼트가 양사의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KDB인베스트먼트가 중흥건설이 포기하지 않도록 재입찰의 기회까지 부여하면서 오히려 중흥건설에 끌려가는 모습이다. 재입찰 때에는 중흥건설이 인수가격을 낮추고, DS네트웍스가 가격을 올려 약 2조원에 형성될 전망이다. 중흥건설이 처음 제시한 2조3000억원보다는 매각가격이 더 낮아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중흥건설이 이탈하게 되면 대우건설을 매각하려는 산업은행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KDB인베스트먼트가 재입찰 요구를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산업은행이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