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소 아파트값 10억1262만원…집 사려면 2년 전보다 3억원 더 필요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서울 중소 아파트 매맷값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겼다. 2년 전 집을 사려다가 미뤘던 가족이 지금 같은 집을 사려 한다면 3억원 넘는 돈이 더 필요해진 셈이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0억1262만원으로 조사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3억1611만원 상승했다. 상승률로 보면 2년전 6억9651만원으로 7억원에 못 미치던 중소형 아파트 매맷값이 45.4%나 급등해 1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역별로는 한강 이남 11개구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1억7628만원, 한강 이북 14개구는 8억8140만원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아파트 매맷값은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최근 1∼2년간 상승세가 가팔랐다. 특히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 매맷값은 2018년 8월 8억원을 넘긴 뒤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1월 9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7개월 만에 10억원을 상회했고 그 뒤로 5개월 만에 11억원을 넘겼다. 

강북권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 매맷값은 2019년 8월 평균 6억원대에 진입한 뒤 11개월 후 7억원을 처음 넘어섰다. 이후 6개월 만에 8억원을 넘기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권에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래미안 전용면적 59.4㎡가 지난 5일 20억원(19층)에 거래됐다. 2019년 6월에는 비슷한 층이 13억50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2년 사이 6억5000만원이 상승한 것이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이수브라운스톤상도 전용 84.99㎡는 2019년 6월 8억3500만원(14층)에서 지난 12일 13억2700만원(3층)에 각각 매매됐다. 2년 동안 5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북권에서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리버시티3단지 84.81㎡가 지난 10일 7억3000만원(9층)에 팔려 2019년 7월 4억6500만원(7층)보다 2억5000만원 넘게 상승했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 대림한숲 84.95㎡는 지난 9일 9억원(12층)에 거래돼 2년 전 5억6500만원(5층)보다 3억3000만원 넘게 뛰었다.

조사에서는 중소형 아파트는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를 기준으로 삼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24∼34평 아파트'(공급면적 기준)로 불리는 면적으로 신혼부부부터 3∼4인 가구까지 선호하는 인기 면적이다.

신혼부부나 자녀를 1~2명 둔 부부들이 중소형 아파트를 매매하는데 2년전 보다 자금이 3억원 이상 더 필요해진 셈이지만 서울에서 아파트 매수에 가장 활발하게 나서는 연령층은 30대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5090건으로 전달 4194건보다 21.4%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1867건으로 전체의 36.7%를 차지했다. 40대는 1299건, 50대는 828건, 60대는 437건, 70대 이상은 311건으로 조사됐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전세난이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고 청약 가점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여전히 주택 매수를 통한 내 집 마련을 시도하는 수요는 꾸준하다"라며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고공행진하며 매매를 서두르자는 수요심리도 여전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의 소형 아파트(60㎡ 이하) 평균 매맷값 역시 7억9769만원으로 8억원을 목전에 뒀다. 중형(85∼102㎡)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2억8173만원, 중대형(102∼135㎡)은 15억147만원으로 조사됐다. 135㎡ 초과인 대형 아파트값은 22억9690만원으로 4개월 만에 1억원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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