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미국 역사학자들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는 발언에 반발해 이를 비판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대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를 비롯한 미국 역사협회(AHA) 소속 역사학자 19명이 ‘일본의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라는 제목의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 미국 역사학자들/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이처럼 미국 역사학자들이 특정 이슈를 놓고 집단성명을 통해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미국 역사학자들은 “최근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성 착취의 야만적 시스템 하에서 고통을 겪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일본과 다른 국가의 역사교과서 기술을 억압하려는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의 역사교과서를 거론하며 위안부 관련 기술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우리는 출판사를 지지하고 ‘어떤 정부도 역사를 검열할 권리가 없다’는 허버트 지글러 하와이대 교수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가 펴낸 교과서에 ‘일본군이 최대 20만 명에 달하는 14∼20세의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 모집·징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정말 깜짝 놀랐다”며 “정정해야 할 것을 국제사회에서 바로 잡지 않아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역사학자들은 해당 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기술과 관련해 “일본 정부 문헌을 통한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 일본 주오(中央)대 교수의 신중한 연구와 생존자들의 증언은 국가가 후원한 성노예 시스템의 본질적 특징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