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홈플러스가 새 대표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임 마케팅부문장 자리에 조주연 전(前) 한국맥도날드 대표를 앉힌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홈플러스는 3명의 외부임원을 동시에 영입하면서, 조주연 전 한국맥도날드 대표를 신임 마케팅부문장(CMO·부사장)으로 선임했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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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외부 전경/사진=홈플러스 제공 |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조주연 부사장이 한국맥도날드 대표 시절 ‘마이너스의 손’이란 별명으로 불린 전적이 있어서다.
당시 조 부사장은 상품 가격을 올리는 동시에 ‘맥런치’ 등 합리적인 가격대의 인기 메뉴를 폐지했다는 이유로 소비자 질타를 받았다. 2017년 햄버거병 사태로 홍역을 치르면서 매출까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개인적인 이유로 돌연 대표 자리에서 사퇴했다. 한국맥도날드의 첫 한국인 사장이자 첫 여성 사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조 부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외식업계 이목도 집중됐다.
홈플러스는 “조 부사장이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국내 유통분야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가치의 향상에 이바지 할 것을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맥도날드 전 대표로서의 경력보다는 ‘마케팅 전문가’란 장점에 무게를 뒀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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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주연 홈플러스 신임 마케팅 부문장/사진=홈플러스 제공 |
실제로 조 부사장의 경력 대부분은 마케팅 분야다. 조 부사장은 1992년 LG전자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모토로라 코리아와 미국 본사에서 글로벌제품개발과 마케팅 업무를 맡았으며, 사무용가구 전문회사 하워스(Haworth)에서 아시아와 신흥시장 마케팅 총괄을 역임했다.
그는 2011년 한국맥도날드로 자리를 옮기고 마케팅최고 책임자(CMO)를 거쳐, 2016년 처음으로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그러나 조 부사장은 한국맥도날드에서 대표 시절 보다는 마케팅CMO를 역임했을 때 히트 제조기로 더욱 인정 받았다.
2013년부터 조 부사장 주도로 한국맥도날드가 시작한 내셔널 오픈데이가 대표적이다. 내셔널 오픈데이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맥도날드 매장의 주방을 공개하고 조리과정을 보여주는 연례행사다. 특히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관심이 많은 주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주부 고객층은 대형마트 큰손으로도 꼽힌다. 조 부사장의 마케팅 통찰력이 홈플러스에서 발휘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이 마케팅을 지휘하던 2013년과 2014년, 한국맥도날드는 전 세계 상위 20개 시장 중에서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직원 2만 여명, 연간거래액 10조원에 달하는 홈플러스에서 조 부사장이 이전보다 더 통 큰 마케팅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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