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71명
여의도 '더현대서울'도 QR코드 미확인…불안감 심화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오늘도 조용하지만 어제 저녁에는 손님이 정말 뜸했습니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이 인근에 오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인근 카페 종업원 A씨)

8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평소와 달리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백화점 출입구에는 '당점에 근무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임을 통보 받았습니다. 이에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철저한 살균 소독과 점검을 위해 임시 휴점 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무역센터점 앞 테헤란로 일대 역시 한산했다. 

   
▲ 임시 휴점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모습./사진=박민규 기자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2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71명으로 늘었다. 백화점 종사자가 64명, 가족 및 지인이 7명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않다. 지난 4일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된 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원 360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가 진행 중이며 방문자들의 검사도 진행되고 있어 관련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날까지 3100여명에 대한 결과가 나왔으며 나머지 500여명의 검사 결과는 8일 중 나올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4일 해당 직원이 근무한 매장을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시행했으며 밀접 접촉 가능성이 있는 직원 50명에 대한 자가 격리와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 직원 중 일부가 추가 확진판정을 받자 5일 무역센터점 전관을 휴점했고 이어 6일에는 식품관 폐쇄와 오후 3시 조기 폐점 조치를 취했다. 이후 추가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당국과 협의해 7일과 8일 이틀 간 임시 휴점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 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더욱 높아지자 무역센터점에 대해 오는 12일까지 임시 휴점을 최종 결정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는 현대백화점 발 집단감염 불안감이 확산되며 오전부터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월 26일부터 7월 6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방문자는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달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 서울 강남구 삼성역 앞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검사를 받으러 온 30대 허모씨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는지 문자를 받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현대백화점을 방문한 적이 있어 불안한 마음에 반차를 내고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나는 혹시나 싶어 검사를 받으러 왔지만 해당 날짜에 방문한 고객들이 다 검사를 받진 않을 텐데 관리 수단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역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한 의료진은 "백화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인근에서 근무하거나 접촉자와 동선이 겹칠 가능성이 있는 시민들은 모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며 "현대백화점 발 코로나19 상황이 심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출입 시 출입명부를 작성하거나 QR코드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방문자 현황과 구체적인 동선을 관리할 수단이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최근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현대서울, 'QR코드 미확인·거리두기 미준수'

점심시간 방문한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백화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마찬가지로 입장 시 QR 체크인을 진행하고 있지 않았다. 백화점의 출입구에서 방역을 관리하는 직원은 "QR 체크인은 따로 진행하고 있지 않고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출입하는 고객들의 온도를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서울 식당가 모습./사진=박민규 기자


백화점 내부 식당과 카페가 위치한 지하 식품관과 식당가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일부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2m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고 협소한 장소에서 줄을 서는 모습도 포착됐다. 

더현대서울 직원은 "아침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열 체크를 하고 있다"라며 "무역센터점으로 지원을 나간 직원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를 진행했고 무역센터점으로 지원을 나간 더현대서울 직원 중에서 아직까지는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여의도에서 며칠째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며 더현대서울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전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15명 나왔고 IFC몰, 금융사, 카드사 등 각기 다른 곳에서 감염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더현대서울은 2월 28일과 3월 15일 각각 1명씩 총 2명의 직원이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자율 방역 조치 강화를 위해 한 달 간 주말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휴점이나 조기 폐점 조치는 없었다.

여의도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김모씨는 "무역센터점도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확진자가 점점 늘고 있는데 최근 여의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 더현대서울도 위험할 것 같아 방문을 삼가고 있다"라며 "백화점의 방역 지침을 강화하던지 출입 인원에 제한을 둬야 하던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백화점 전 출입구에서 다중 인식 발열 체크기 운영, 엘리베이터 탑승 정원 축소 운영 등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고 적극 동참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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