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델타 변이형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며 코로나19 4차 유행기가 찾아온 가운데 항공사들의 영업 환경이 재차 악화되는 모양새다. 회사별로 재무구조 개선이나 행정 처분에 따른 취항 금지에 처한 경우도 있고, 고유가로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3분기 실적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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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카운터./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7일 5대 1 액면가 감액 방식 감자 실시를 공시했다. 이는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함으로써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제주항공은 1920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을 38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이게 된다.
감자는 다음달 1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이에 따라 주식 매매 거래 정지는 8월 27일부터 9월 9일까지이며, 신규 상장 예정일은 9월 10일로 예정 돼있다.
동시에 유상증자 계획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다음달 임시 주총에서 액면가 감액 감자 건이 승인된 후 이사회가 세부 사항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이 이와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재무구조 부실화와 무관하지 않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제왕 제주항공은 자본잠식률이 28.7%로 집계된다. 부분 잠식으로 인식되나 연말이면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한국거래소가 관리 종목으로 지정하고, 100%를 찍을 경우 상장 폐지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특히나 자본잠식률 50% 초과 상태가 2년 이상 지속될 경우 항공 주무 부처 국토교통부가 면허 취소 검토에 들어갈 수 있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재무 상태가 나쁘면 항공사들이 항공기 안전에 투자를 하지 않을 것으로 간주해 사실상 당국이 시장 퇴출을 명령하는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금번 감자 후 유상증자 계획은 재무구조를 개선해 향후 회복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노력"이라며 "정부 정책 자금 지원 요청 등 재무적인 노력도 지속해 조기에 안정적인 회사 운영의 기틀을 갖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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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은 홍콩 보건부의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해 관계 당국으로부터 2주간 운항 중단 조치를 받았다./사진=연합뉴스 |
아시아나항공은 뜻하지 않게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기게 돼 홍콩 관계 당국으로부터 2주간 운항 중단 조치를 받게 됐다.
홍콩 보건부는 지난 9일 "6일 인천국제공항발 홍콩 도착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OZ721편에서 승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1명은 질병 예방 통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인천발 여객기의 착륙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방역 규정을 위반한 승객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홍콩 정부 지정병원이 아닌 곳에서 음성 확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홍콩 보건부는 여객기 내 입국 기준 위반 사례가 1명 이상 발생할 경우 해당 항공사의 운항을 금한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매주 화요일·금요일 주 2회 운항하던 인천-홍콩 노선 운항을 2주간 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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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유가가 2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항공업계 비상 경영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일러스트=연합뉴스 |
한편 국제 유가는 2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비용 절감에 혈안이 된 항공업계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항공 시장이 재차 활발해질 기미를 보였지만 여전히 항공사들의 메인 밥줄인 여객 사업은 언제 살아날지 기약이 없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항공사들의 손해는 막심해진다. 업계는 유가가 배럴당 1달러씩 오를 때마다 대한항공 영업이익이 3000만달러(한화 약 344억5000만원)가 줄어든다고 추산한다.
이와 관련,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2일 통합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80.53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9.9%, 전월 대비 5.4% 올랐다고 공지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항공사들에게 현 고유가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비용 절감·새로운 먹거리 창출 등의 노력을 기울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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