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미래에셋 등 수수료 도입…"기존고객 우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들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수수료를 도입하고 있다. 화제가 되는 공모주 청약이 있을 때마다 불거지는 시스템 불안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게 업계 측 주장이다. 

   
▲ 사진=연합뉴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공모주 청약 수수료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삼성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공모주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기존 무료에서 2000원으로 인상했다. 오프라인 청약 시에는 이전과 동일하게 5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 흐름에 미래에셋증권도 동참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일부터 공모주 청약시 ‘브론즈’ 등급(개인 기준 직전 3개월 평균잔액 혹은 전월 말기잔액 3000만원 미만의 고객)인 개인 투자자들에게 건당 2000원의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브론즈 외 등급은 수수료가 없다.

이밖에 KB증권 역시 오는 23일부터 일반등급 고객에게 온라인 청약 수수료를 건당 1500원씩 부과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이미 공모주 청약 수수료를 받고 있다. 결국 대형사 중에서 청약 수수료가 무료인 곳은 NH투자증권 한 곳만 남게 됐다.

최근 들어 수수료 도입 움직임이 가속화된 데에는 연초 이후 이번 달에 가장 많은 기업들이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부터 내달 초 신규상장(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의 청약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미래에셋증권, 카카오뱅크는 KB증권, 카카오페이는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상장을 진행한다. 만약 작년의 빅히트(현 하이브)나 카카오게임즈 때와 같은 청약 돌풍이 일 경우 이들 증권사는 공모주 청약을 통해 최대 수십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수수료 도입이나 인상에 고객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증권업계의 경우는 그런 반발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증권사들 역시 공모주 시장 과열에 따른 서버 증설 등 운영비용 부담이 커서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 과정에서 고객이 몰리면서 청약금 환불 이체 오류를 겪은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첫날이던 지난 3월 18일 모바일트레이드시스템(MTS) 서비스가 마비되며 불편을 초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복청약 금지조치가 시행되면서 청약 때만 증권사를 가입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면서 “증권사들로서는 기존 고객을 구분해서 대우할 수 있는 일종의 방편으로서 수수료 도입을 생각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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