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각별히 신경쓴 토종 프랜차이즈 CJ푸드빌
한식 세계화 목표 잃어...현재는 '실적개선' 주력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CJ그룹 외식서비스 계열사 CJ푸드빌이 7년 만에 두 번째 흑자를 냈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등으로 실적 개선 전환점을 마련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통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20일 CJ푸드빌은 2분기 성장에 힘입어 올 상반기는 흑자를 낸 것이 맞지만, 거리두기 격상 등 외식시장 변수가 있어 3·4분기까지 추이를 지켜봐야한다고 밝혔다. 

   
▲ 2016년 문 연 비비고 상하이 세계금융센터점 전경./사진=CJ푸드빌 제공


이번 CJ푸드빌 흑자는 2013년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CJ그룹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CJ푸드빌의 흑자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 회사가 기록한 단 두 번의 흑자는 배경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년 째 회사 측에서 극구 부인하는데도 흘러나오는 매각설 때문이다. 

2013년에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와 자체 개발 브랜드 ‘비비고·빕스·투썸’ 등의 해외 사업이 CJ푸드빌 성장을 견인했다. 당시 업계는 CJ푸드빌이 해외 사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등을 포함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CJ푸드빌 흑자는 사업 확장 보다는 그간의 체질개선이 빛을 발했다. 외식시장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등을 연달아 겪으면서 과거 CJ푸드빌을 흑자로 이끌었던 브랜드들은 오히려 구조조정의 대상이 됐다. 

2018년 가장 먼저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을 홍콩 사모투자펀드(PEF) 운영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팔았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CJ푸드빌 통매각을 추진하려 했지만, 실적 악화일로 회사를 살 사람이 없어 잘 나가던 투썸을 떼서 팔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CJ푸드빌 한식뷔페 계절밥상은 차츰 오프라인 매장을 줄여 현재 서울 삼성동에 1곳 남아있다. 빕스도 중국 등 해외사업을 접었다. 빕스 국내 매장도 2015년 100여 개에서 현재 30여 개로 3분의 2가 줄었다.

CJ푸드빌은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뚜레쥬르도 매각을 시도했다가 지난 3월 철회했다. 당시 CJ푸드빌은 “외식과 베이커리 사업이 실적악화를 겪다가 올해 들어 다시 매출이 회복 되고 있다”며 “몸값을 낮추면서까지 불리한 매각을 밀어붙일 필요가 없어져서”라고 설명했다.

한식 브랜드 비비고는 일찌감치 서울 여의도와 미국, 영국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닫았다. CJ제일제당과 공동 소유했던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도 지난해 8월 CJ제일제당 단독 소유로 완전히 넘겼다. 

CJ푸드빌은 CJ그룹이 ‘선택과 집중’이란 슬로건 아래 버릴 건 과감히 버린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음에도, 실적과 상관없이 명맥을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계열사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토종 프랜차이즈로 ‘한식 세계화’를 실현하자며 각별한 애정을 쏟았기에 가능했다. 수년간에 걸친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한식 외식 매장이 줄어들었고, 한식 세계화란 회사 설립 배경도 옅어졌다. 

CJ푸드빌이 코로나19와 규제 등으로 침체한 외식매장 대신 간편식, 배달 사업에 나서는 것도 오히려 매각설에 힘을 싣는다. 앞서 비비고 상표권을 CJ제일제당에 넘기고, 비비고가 외식 매장 대신 왕교자 등 식품 브랜드로 거듭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매각설이 수년째 따라다니고 있지만, 확인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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