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통찰력·책임감'…상황에 따른 맞춤형 경영행보 주목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최태원 SK 회장의 ‘팔색조’ 경영 행보가 재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 ‘시장을 꿰뚫는 예리함’ ‘위기에서의 책임감’ 등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며 새로운 총수 경영인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재벌 총수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중·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디씨(D.C)의 만찬은 끝남과 동시에 배고프다’고 적고 사진을 올렸다. 최 회장은 지난달 인스타그램 계정을 오픈했다.

   
▲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제공

게시물에는 팔로워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 사용자는 “회장님 무례한 질문이지만 혹시 회장님도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호쾌하게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앞서도 최 회장은 네티즌들의 질문에 답글을 다는 등 친근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최 회장은 유튜브 채널에서 캐리커처를 그리는 개그맨과 출연했고, 쿡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한 오디오플랫폼에 출연해 총수 경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구성원들과의 소통도 열심이다. 코로나19이 사태 전에 최 회장은 100회의 행복토크를 완주했고, 종종 번개 모임도 즐겼다.

이 같은 소통 행보는 최 회장 본인과 SK는 물론, 재벌에 대한 사회의 인식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권위적이고 딱딱할 것으로만 여겨지던 재벌에 대한 인식 개선에 최 회장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근 사회, 사내 소통이 강조되고 있다. 최 회장 같은 총수들이 더 많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부드러운 소통을 이어는 최 회장이지만 경영에서만큼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가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서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면서 회사의 지속성장 토대를 강화하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제공

특히 최 회장은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경제계 인사들이 모이는 다보스포럼과 보아오포럼 등에 적극 참여하면서 새로운 경영 모델을 끊임없이 구상하고 있다.

올해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 5월 대통령 미국 순방에 동행하는 등 경제외교에도 힘을 더하고 있다.

최 회장의 책임 경영도 재계에서 회자되는 부분이다. 대표적이 케이스가 올해 초 불거진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이다. 당시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성과급 산정 시스템이 불투명하다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조직 전체가 동요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 회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고,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SK하이닉스 노사는 원만한 합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았다. 당시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빠르게 나서지 않았다면 노사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대기업 구조에서는 총수의 경영 방향과 행동, 메시지 등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 크다”며 “SK주요 계열사들이 과감하게 미래 준비를 이어 가는 것도 최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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