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에도 '차별성 강조'…공모가 기준 예상 시총 금융주 3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인터넷은행 최초로 상장에 나선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 수요 예측 사상 최대 주문 규모 기록을 갈아치웠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20~21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국내·외 기관 1800여곳이 참여해 약 2500조원 규모의 주문을 넣었다.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2417조원을 넘어서는 수준이자 국내 IPO 수요예측 사상 최대 자금이다.

   
▲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카카오뱅크의 IPO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경쟁률은 1700대 1을 웃돌았다. 참여 기관 대부분은 공모가 희망 맨드(3만3000~3만9000원) 최상단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종 공모가격은 3만9000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카카오뱅크의 공모 규모는 2조5525억원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상장한 기업 중 세 번째로 클 전망이다. 

사상 최대 공모금액 기록을 가진 기업은 2010년 5월 상장한 삼성생명으로 4조888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넷마블(2조6617억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2조2496억원)순이다. 

카카오뱅크의 공모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이 각각 21조399억원, 19조398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금융주 시총 자리 3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기존 금융주 몸값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 주가가 상장 이후 15% 이상 뛰어 오른다면 단숨에 금융업 대장주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격이 높게 책정 됐다며 고평가 논란이 제기됐다. 고평가 논란의 핵심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금융주 1위인 KB금융(0.52배), 2위 신한지주(0.50배)를 훨씬 웃도는 3.43배(상단 기준)이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의 특성상 ROE는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으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범위는 ROE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면서 “비대면 영업은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그러나 은행주가 아닌 금융 플랫폼으로 바라봐줄 것을 당부하는 등 고평가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지난 20일 열린 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기존 은행과는 영업모델과 수익성 구조 측면에서 시작부터 다르다”면서 “금융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기존 산업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고 있다고 본다”고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공모가 산정에서 비교그룹을 국내 시중은행이 아닌 해외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으로 선정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각종 우려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평가다.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만큼 일반 청약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지점이 없어 일반 시중은행 대비 영업 비용이 적게 든다”면서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며 성장하고 있는 만큼 주가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청약을 진행한다. 청약은 KB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을 통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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