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10점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짜릿한 동메달을 따냈다.

김지연(33), 윤지수(28·이상 서울시청), 최수연(31), 서지연(28·이상 안산시청)이 출전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맞아 45-42로 승리,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펜싱이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올림픽 메달을 딴 것은 사상 최초다.

   
▲ 사진=대한체육회 SNS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동메달을 마지막으로 한국 펜싱은 이번 도쿄올림픽 일정을 마무리했다. 펜싱 경기는 8월 1일 남자 플뢰레 단체전이 열리지만 한국은 이 종목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개인전의 경우 사브르에서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이 따낸 동메달이 유일했다. 그러나 단체전에서는 출전권을 가진 4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했다. 지난 27일 여자 에페 대표팀이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28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30일 남자 에페 단체전 동메달, 그리고 이날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손에 넣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한국 펜싱이다.

준결승에서 러시아에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세계랭킹 4위)은 세계랭킹 2위 이탈리아를 맞아 초반 접전을 벌였으나 2라운드까지 8-10으로 뒤졌다. 윤지수가 나선 3라운드에서 4연속 포인트를 따내 한때 12-10으로 역전했지만 노련한 미켈라 바티스톤에게 4연속 실점하며 13-15로 재역전 당했다.

4라운드부터는 이탈리아의 일방적 우세였다. 서지연이 아레네 베키에 밀려 1점밖에 못 따며 14-20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이어 5라운드를 책임진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지연도 1점밖에 못 올리고 15-25, 10점 차로 크게 벌어졌다.

절망적인 상황에 몰리자 태극 여검사들이 분발했다. 윤지수가 6라운드에서만 무려 11포인트를 따내며 26-30, 4점 차로 좁혀놓았다. 이어 서지연도 놀라운 투지를 발휘하며 9점을 얻어 35-33으로 뒤집었다.

윤지수가 8라운드에서 리드를 지켜냈고, 에이스 김지연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 전광석화 같은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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