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에게 무려 여섯 골이나 내주며 참패했다. 8강에서 탈락하며 메달 꿈도 날아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멕시코에 3-6으로 대패,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에서 짐을 쌌다. 더군다나 6실점 패배로 올림픽 축구에 연령 제한이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한 경기 최다실점의 수모도 당했다.

멕시코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춘 공격에 한국 수비진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공격에서는 그나마 이동경의 2골과 황의조의 골로 성과가 있었지만 아차 싶을 때마다 골을 내준 수비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황의조 원톱에 김진야 이동경 이동준이 2선에서 공격을 합작했다. 김동현과 김진규가 중원에 배치됐고 강윤성 박지수 정태욱 설영우가 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멕시코가 전반 12분만에 선제골을 가져갔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로모가 헤딩으로 골문 앞으로 보내자 마틴이 헤딩 슛으로 마무리했다. 한국 수비진은 골문 근처에서 상대 선수를 다 놓쳐 골을 내줬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20분 이동경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동경은 김진규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친 다음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 멕시코 골문을 열었다.

1-1 균현을 먼저 깬 쪽도 멕시코였다. 전반 30분 베가의 로빙 패스 한 방이 한국 수비를 무너뜨렸고, 로모가 이 볼을 트래핑한 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네트를 출렁였다.

전반 37분에는 나오지 말아야 할 장면도 나왔다. 강윤성이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선수를 밀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코르도바가 가볍게 차넣어 멕시코가 3-1로 달아났다.

두 골 뒤진 한국은 후반전 들며 김동현 김진규 강윤성을 빼고 권창훈 엄원상 원두재를 투입했다.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 만회골을 노리겠다는 김학범 감독의 승부수였다.

후반 6분 만에 이동경이 두번째 골을 터뜨려 2-3으로 따라붙을 때만 해도 한국의 공세가 먹히는가 했다.

하지만 한국 수비가 버텨주지 못했다. 불과 3분 뒤인 후반 9분 멕시코의 프리킥 상황에서 마틴의 헤딩골이 나오며 다시 4-2로 점수 차를 벌렸다. 코르도바가 프리킥을 문전으로 잘 배달하기도 했지만, 달려드는 마틴을 한국 수비가 아무도 제지하지 못했다.

쉽게 실점한 한국 선수들이 당황한 사이 멕시코가 후반 18분 5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코르도바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아 다소 먼 거리이긴 했지만 수비 방해를 받지 않고 때린 강력한 슛이 크로스바 하단을 때리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26분 이강인을 교체 투입해봤지만 이미 점수 차는 2-5로 벌어진 상황이었다. 한국의 서두르는 공격은 맥이 자주 끊겼고, 멕시코가 후반 38분 역습 상황에서 라이네스의 패스와 아기레의 슛이 조화를 이루며 6번째 골까지 만들어냈다.

이미 승부는 결정난 가운데도 한국 선수들은 끝까지 사력을 다해 뛰었다. 후반 추가시간 황의조의 헤딩골이 나오긴 했지만 4점 차를 3점 차로 좁힌 것 외에는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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