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까지 외국인 약 24조 순매도…작년 연간 순매도액 근접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세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국의 규제 리스크에 미국의 긴축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70포인트(0.65%) 오른 3223.04p로 장을 끝마쳤다. 기관 홀로 62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879억원, 145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 뚜렷한 순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24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도 랠리를 이어 나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대유행(팬데믹)으로 역대급 순매도 행진을 보였던 지난해 연간 순매도 금액(24조8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월별로는 지난 4월 900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6개월 내내 모두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6월 7000억원 수준이었던 순매도 규모는 지난달 5조원까지 불어났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34%까지 떨어졌다. 5년 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수급이 좀처럼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중국 규제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미국 내에서는 경기 둔화와 긴축 우려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탓이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의 반등 움직임에도 외국인은 보이지 않았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 랠리를 이어 나갔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외국인 수급은 중립 이하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중국발 규제 리스크의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겠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험회피 선호가 강해지면서 해외 투자자 자금 유입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당국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른바 ‘기업 길들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인터넷 플랫폼에서 시작한 규제는 사교육까지 번지면서 전방위적 규제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녹록치 않은 미국 상황도 외국인의 매도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나스닥이 0.06% 소폭 상승했지만,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28%, 0.19% 하락 마감했다.  경기 둔화와 긴축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인플레이션 급등 및 연준의 긴축 사이클 진입 불확실성 등 거시적 부담 요인이 외국인 순매도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거시적 불확실성이 완화돼야 한국 비중 확대 작업에 다시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