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이르면 이달↑…2분기부터 증권사 실적 '하락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과 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오히려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며 압도적인 호실적 랠리를 2년째 이어온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하반기 수익 전망이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워낙 좋은 실적을 낸 탓도 있지만, 금리인상 흐름을 필두로 한 시장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5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가능성은 지난 15일 공개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의사록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의사록 내용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이 금리인상 필요성에 공감하는 뜻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따르면 이달 말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낮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증권사들의 이익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전반적인 시장금리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고, 이는 채권을 운용하는 증권사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은행예금의 금리가 올라가는 만큼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다소나마 낮아지게 되고, 이는 증시 투자 매력을 낮추면서 수수료 수익의 감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반기 증권사들의 이익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이유다.

이미 2분기 성적에서부터 증권사들의 호실적 랠리에는 변화가 감지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하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이 분명하지만, 2분기만 잘라서 보면 전반적으로 순이익 추세가 이전 분기 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메리츠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합산금액은 1조1403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18% 늘어난 수준이지만 이전 분기 대비로는 15.3% 감소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상장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들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 800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0.82% 감소한 것이다. 즉, 코로나19로 비롯된 ‘호실적 신기록 행진’이 이제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일평균 42조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증시 거래대금은 이미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라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작년과 올해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해왔지만, 금리인상 시점을 전후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장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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