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수소차 수요 안정적 대응 체계 갖춰져
UAM,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시점 2023년으로 지목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개발단계부터 직접 진두지휘
올 6월 英 자동차 전문지 '이시고니스 트로피' 수상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회장 체제에 돌입한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미래 자동차 산업을 책임질 중요 신사업들이 중요해졌고, 이런 모델들의 성과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와 함께 고성능차, 도심항공교통(UAM) 등은 글로벌 기업들과도 견주어 불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CES2020에서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아이오닉5의 국내 누적 판매대수는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 디자인 완전 공개 후 4월 말 국내에 출시된 아이오닉5는 첫 달 114대 판매에 그쳤다. 하지만 5월부터 2000대 넘게 팔려나갔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3500대 안팎으로0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었다. 

자동차 업계는 신차 한 모델의 대중화 진입 시점으로 출시 후 누적 1만대 판매를 꼽는다. 1만대 정도가 판매된 뒤부터 도로에서 쉽게 행당 차종을 찾아볼 수 있는 수치기도 하다. 다만 얼마나 빠른 시기에 그 고지를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아이오닉5는 출시 넉 달도 채 안 돼 1만대 판매를 달성한 만큼 남다른 인기가 실감된다.

특히 전기차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이같은 선전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자동차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전용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제작된 모델들을 산하브랜드에서 출시준비중이다. 아이오닉5가 그 첫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 기아 EV6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 모델들이 차세대 전기차로 꼽히는 이유는 전기차 전용으로 제작된 플랫폼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은 내연기관의 엔진이 존재하는 공간이 없고 여러 개의 배터리팩을 바닥면에 넓게 펼치고 강철 프레임으로 주변을 감싼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바닥면에 앞뒤로 바퀴와 모터시스템을 결합한 단순한 구조다.

이 구조의 최대 장점은 '전기차에 특화된 공간 활용'이다. 기존 파생 EV 경우 엔진을 중심으로 변속기를 거쳐 각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데 특화된 플랫폼에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억지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제작된 만큼 전기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E-GMP는 전적으로 전기차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인 만큼 구조적으로 훨씬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해 새로운 형태와 목적의 전기차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는 자동차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전기차분야에서의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후발주자였던 현대차그룹의 입지를 동등한 출발선상에 설 수 있도록 했고, 새로운 이미지 전환을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아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차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앞서나가며, 패스트 팔로워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트랜드 리더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Autocar)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2021 Autocar Awards)'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Issigonis Trophy)를 수상하는 자리에서 N브랜드 기술력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는 RN20e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런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의선 회장 시대를 맞이한 현대차그룹은 체질 전환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단순히 많이 판매되는 모델을 출시하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고성능 모델들을 연이어 출시했고,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게임체인져 역할을 하고 있다. 

고성능 모델들은 고가로 특정 계층에서만 누려왔던 시장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즐겨볼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도전을 했다. N브랜드를 등장시키면서다. 

N브랜드는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로서 수많은 우려와 걱정속에 시장에 등장했다. 전기차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된 시점이었고, 브랜드 이미지가 대중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고성능 모델을 출시해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정의선 부회장은 이런 시장의 우려에도 글로벌 인재경영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N브랜드 론칭에 성공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단순히 차 몇 대를 판매하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N브랜드의 성능을 입증시키고 시장에서 새로운 고성능차의 대안으로 자리하도록 했다. 

다양한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활약하고 있고, 시장에서 지루한 이미지였던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젊은 고객층에 이목을 재집중시키며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N브랜드의 놀라운 점은 독보적인 가성비에 있다. 고성능 모델들은 구매도 어렵지만 유지보수비용에서도 일반차에 비해 몇배를 넘어서는 고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N브랜드의 차들은 이런 걱정 없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한번쯤은 즐겨 볼 수 있는 고성능 모델을 시장에 내놓았다. 

또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현재 해치백 라인업부터 세단과 소형스포츠유틸리티(SUV)까지 영역을 넓혔고, 고객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N브랜드 모델은 벨로스터N과 코나N, 최근 출시된 아반떼N 등이 있다. 

각각의 특성이 달라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차를 선택할 수 있게 한 현대차의 전략이다. 이런 N브랜드는 중형 세단모델로도 확장을 준비중이며,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포기 하지 않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며 고사양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친환경 모델의 출시도 계획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현대차의 모습은 기아와 제네시스에서도 확인가능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전략은 정의선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들이다. 고성능 브랜드의 완성으로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인재발굴에 힘을 쏟아왔고, 영입을 위해 직접 당사자들을 만나는 것도 꺼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의선 회장의 이같은 적극성은 현대차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체질 전환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계획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포트폴리오를 변화하고 있는 것과 함께 미래산업의핵심으로 UAM을 도입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구독경제의 정착등으로 개인이 소유하는 자동차의 수가 줄어들고 단순 필요할 때 빌려쓰는 역할로 변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사업방식으로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차를구매하는 소비자가 줄면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에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의선 회장이 이끌고 있는 새로운 현대차그룹은 단순자동차 제조회사가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해 새로운 도전을 단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회사의 미래 사업이 자동차 50%, PAV(개인 비행체) 30%, 로보틱스 20%가 되고, 그룹은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고 직원들 앞에서 공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CES에서 미래 이동성 혁신을 위해 UAM에 활용할 비행체 비전 콘셉트 'S-A1'을 공개한바 있으며, 벤 다이어친 최고기술책임자 영입으로 기체 개발 및 핵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2028년까지 UAM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 보스턴 다이나믹스 스팟이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의 전기관을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UAM은 하늘길을 활용해 '지상의 혼잡한 교통 정체로부터 해방'과 누구나 이용 가능한 '비행의 민주화'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복잡한 교통혼잡을 줄이고 동시에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미래 혁신 사업으로 꼽힌다.

새롭게 합류하게 된 벤 다이어친 CTO는 "현대차그룹은 인류의 이동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는 뛰어난 인재와 기술을 갖춘 회사다"며 "합류하게 돼 영광이다"고 밝혔다.

기존 현대차그룹의 UAM사업을 이끌어 왔던 신재원 UAM사업부장(사장)은 "벤 다이어친 최고기술책임자가 현대차그룹과 함께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그동안 쌓아온 그의 개발 경험은 앞으로 가장 혁신적인 UAM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변화는 정의선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채된 분위기에 있던 현대차그룹의 스타일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기업으로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그의 노력은 글로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올해 6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어워즈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했다.

오토카측은 정의선 회장의 수상 이유에 대해 "지난 10년 현대차그룹은 현재 세계 굴지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정의선 회장이 이러한 변혁의 원동력이었다"며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기아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정의선 회장 리더십으로 주요 선두 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N 브랜드와 제네시스 브랜드 등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업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고 덧붙였다.

   
▲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기술을 접목해 만든 차세대 이동수단 타이거는 걷는 자동차이다. /사진=현대차그룹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