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의지(34·NC 다이노스)와 강백호(22·kt 위즈)가 묘하게 닮은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도쿄올림픽에서 기대에 못미치거나 실망스런 모습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던 둘이 소속팀으로 복귀해 후반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야구 대표팀은 4위에 머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대표팀의 부진을 두고 이런저런 비판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양의지와 강백호가 특히 차가운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양의지는 대표팀에서도 주전 안방마님일 뿐 아니라 타선에서 중심 역할을 해줬어야 했다. 하지만 7경기 출전해 타율 0.136(22타수 3안타)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포수로서의 수비에서도 실수가 잇따랐다. 한국이 동메달도 못따고 대회를 마감했을 때 양의지는 심각하게 스스로를 자책하는 모습이었다.

강백호는 올림픽 타율 0.308(26타수 8안타)로 기록상 기본적인 몫은 한 것 같지만 4번타자 중책을 맡았을 때 찬스마다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는 등 내용상 기대에 못미쳤다. 특히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자신이 역전타를 친 후 마무리 등판했던 오승환이 역전 점수를 내주고 승부가 기울었을 때 덕아웃에서 껌을 씹으며 파이팅하지 않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혀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양의지, 강백호. /사진=NC 다이노스, kt 위즈


올림픽이 끝나고 KBO리그 후반기가 재개하면서 양의지와 강백호는 소속팀에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전반기 보여줬던 것과 마찬가지로 강타자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양의지는 후반기 첫 경기까지만 쉬고 11일부터 출전하기 시작했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포수 수비는 하지 않고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데, 5경기 모두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405(20타수 9안타)에 1홈런 5타점 활약을 펼쳤다.

강백호는 곧바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해 6경기 연속 안타로 역시 0.405(20타수 9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3타점을 올리는 등 팀 중심타자로 손색없는 모습을 보였다.

둘은 올림픽에서의 부진 때문에 사과를 하고 팬들에게 고개도 숙였다. 그래도 리그 타율 1위(강백호 0.399), 2위(양의지 0.356)를 달리는 대표적인 강타자들답게 소속팀과 팬들이 우려했던 '올림픽 후유증'은 없었다.    

kt는 추격자들의 견제 속에 후반기에도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안정된 전력 유지가 중요하다. NC는 호텔 술자리 파문으로 주전 야수들이 대거 빠진데다 6위까지 떨어진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가진 전력을 다 짜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강백호와 양의지의 팀 내 역할이 중요하고, 둘은 올림픽 악몽을 털어내고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