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 순위표 맨 위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 위즈와 LG 트윈스. 두 팀 다 새로운 외국인타자와 함께 후반기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6월말 kt는 타격이 기대에 못미친데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조일로 알몬테를 제라드 호잉(32)으로 교체했다. LG는 타격 침체에 빠진 로베르토 라모스를 방출하고 저스틴 보어(33)를 새로 영입했다.

아직 후반기 초반이지만 호잉과 보어의 명암이 서서히 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간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호잉은 아직 한화 시절만큼 폭발력은 못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KBO리그 유경험자답게 빠르게 새 소속팀 kt에 적응해가는 편이다. 지금까지 7경기 출전해 타율은 0.214(28타수 6안타)로 낮은 편이고 홈런도 1개밖에 못 날렸다. 하지만 타점을 8개나 올리며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 짭짤한 활약을 하고 있다.

LG가 '거포 4번타자' 기대감을 안고 영입한 보어는 아직 별로 보여준 것이 없다. 6경기 타율이 0.125(24타수 3안타)로 저조하고 1홈런 2타점에 그치고 있다. 타격이야 적응기간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 있다지만 1루 수비에서도 믿음을 못줘 타구가 보어 쪽으로 향하면 위태위태하다.

   
▲ 제라드 호잉과 저스틴 보어. /사진=kt 위즈, LG 트윈스


두 팀은 17일부터 3연전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kt가 LG에 1.5게임 차로 앞선 가운데 17일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5-5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무승부였지만 경기 종료 때 분위기는 kt가 이긴 것 같았고 LG는 진 것 같았다. 3-5로 뒤지던 kt가 9회말 2점을 뽑아 동점 추격을 하고 경기를 끝냈기 때문이다.

kt를 패전 위기에서 구한 선수가 바로 호잉이었다. 호잉은 9회말 2사 1, 2루에서 2타점 중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행운이 따른 2루타였다.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공을 받아친 것이 빗맞아 높이 솟구치며 좌중간으로 향했다. LG 중견수 홍창기가 전력질주해 슬라이딩하며 글러브에 공을 담았지만 넘어지는 충격으로 공이 빠져나와 멀리 굴러갔다.

단타로 처리될 수 있었던 타구가 2루타가 됐고, 1루 주자까지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하며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 더군다나 호잉의 이 동점타는 앞선 타석의 강백호가 스리볼에서 4구째 볼에 방망이를 휘둘러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극적이었다. 강백호의 무리한 타격으로 투아웃이 되며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던 kt를 호잉이 행운이 따른 2루타로 살려냈다.

LG로서는 속쓰린 무승부였다.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이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아쉬운 동점타까지 허용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고우석이 마무리에 성공해 승리를 거뒀다면 kt와 승차를 0.5게임으로 좁힐 수 있었다.

아쉬운 9회말 상황과 함께 LG의 또다른 고민도 드러났다. 보어의 타격 침묵이었다. 4번타자 1루수로 출전한 보어는 kt 선발투수 배제성을 상대로 1회초 좌익수 뜬공, 3회초 두 번째 타석은 투수쪽 병살타, 6회초 삼진으로 물러났다.

보어는 3회말 조용호의 1-2루간 타구 때는 판단 미스로 내야안타를 만들어줬고, 4회말에는 호잉의 타구 때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타격도 안되고 수비마저 불안했던 보어는 7회말 대수비 김용의와 교체됐다.

kt와 LG는 후반기 선두 다툼 및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보고 외국인타자를 교체했다. 맡은 역할이 뚜렷한 만큼 호잉과 보어는 팀 타선의 중심이 돼줘야 한다. 국내 무대에서 어느정도 실력이 검증된 호잉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보어는 적응기를 빨리 마치고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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