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공급은 개발사 고유 권한
정부, 모더나 측과 백신 직공급 협상 중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바이오 기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체결하고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는 등 국내 백신 수급 불안정에 기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위탁생산 기업의 경우 백신 공급과 관련한 권한이 없어 윤활유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mRNA 코로나19 백신 완제품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 원액을 받아 완제품 형태로 생산하는 구조다. 회사는 이달 중 시생산을 시작해 다음달 완제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모더나 완제품 생산을 앞두고 국내 백신 수급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하지만 백신 공급의 경우 백신 개발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공급 계획까지 위탁생산사가 확인하기 어렵다. 공급은 고객사 권한이고 위탁사와 계약할 내용이 아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로지 생산만 담당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모더나 측은 해외 공장 생산 문제로 두 차례 한국에 약속한 물량 공급을 지연한 바 있다. 지난달 모더나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mRNA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주기가 3~4주에서 6주로 변경되기도 했다. 이에 정부가 나서 모더나 측에 8~9월 백신 공급량 확대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위탁생산분의 국내 직접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당초 해외 공급 후 한국에 분배하는 식으로 계약했다가 국내분은 바로 직공급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한 바 있다. 협상이 잘 이끌어진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이 국내에 곧바로 출하하면서 유통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발사 권한으로 모더나 측이 이에 동의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모더나 백신의 국내 직공급이 이뤄질지는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문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북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원액과 완제품을 생산하고,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세계 시장에 백신을 공급하는 구조다. 

노바백스 백신도 마찬가지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원액 및 완제를 생산 후 납품하게 된다. 특히 노바백스와는 백신 기술이전을 통한 추가 공정 개발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당초 정부는 올해 8월부터 노바백스 백신 시생산 및 상용화를 기대했으나 노바백스 측의 해외 임상시험이 지연되면서 허가신청도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시기는 올해 9월 정도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는 휴온스글로벌과 한국코러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이 위탁생산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허가를 받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으로 해외 공급용으로 쓰인다.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3개 품목으로 국산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수급 불균형 논란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나 물량 공급 등 어느 나라에 배분할지는 백신 개발사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자국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수급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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