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정당성 상실·국회법 취지 무시…위헌 소송 등 모든 법적 수단 동원 저지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단독 통과시키자, 언론 7개 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관훈클럽·대한언론인회·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여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나다 순)는 이날 오후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의 반민주적인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언론에 재갈 물린 위헌적 입법 폭거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의석수를 믿고 힘으로 밀어붙였다"며 "국회 문체위 통과에 이르기까지 개정안이 처리된 과정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고 국회법 취지를 무시한 반민주적 행태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언론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큰 개정안을 처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도종환 문체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규탄한다"며 "도종환 위원장은 6명의 안건조정위원 중 사실상 여당 몫으로 4명을 배정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고 법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은 "문구가 수정된다고 해서 비판적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악법의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며 "문체위를 통과한 개정안 내용 중 징벌적 손해배상 근거가 되는 허위·조작 보도는 그 개념이 불분명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돼 언론을 손쉽게 통제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 보도 피해 산정의 기준과 관련해, 이들은 "개정안에선 '언론사의 사회적 영향력과 전년도 매출액을 적극 고려한다'는 식의 모호하고 주관적인 표현으로 대체됐다"며 "이에 국내 7개 언론단체는 언론 재갈 물리기란 본질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채 반민주적 악법으로 전락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지금이라도 폐기하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을 향해 "개정안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 종합적인 숙의 과정을 거치고 국민 의견을 반영하도록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며 이를 위해 8월 중 처리를 유보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국제적으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법안 처리 과정에 대해 일절 언급 없이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반헌법적 개정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성명서는 경선 국면에 돌입한 여야 대선 주자들을 향해 "이번 개정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라"면서 "개정안 처리를 무산시키기 위한 국내외 언론 단체들의 노력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19일 오후 공개된 성명서 전문이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7단체들이 19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단독 강행 처리한 엍론준재법 개정안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했다. 사진은 같은 날 문체위 앞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단독 처리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진=연합뉴스


언론에 재갈 물린 위헌적 입법 폭거를 규탄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가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했다. 세계신문협회(WAN-IFRA)와 국제언론인협회(IPI) 등 전 세계 언론단체들과 한국언론학회 등 학술기관,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이 이번 개정안에 대해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악법이라고 비판하며 한목소리로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는데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의석수를 믿고 힘으로 밀어붙였다.  

관훈클럽·대한언론인회·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여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국내 언론 7개 단체는 이날 국회 문체위 통과에 이르기까지 개정안이 처리된 과정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국회법의 취지를 무시한 반민주적 행태로 규정한다.

또한 언론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큰 개정안을 처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도종환 문체위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규탄하고 대한민국의 언론 역사에 이들의 이름을 기록하고자 한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처럼 반대 의견이 있는 법안을 처리할 때는 여야간 이견조정을 위해 여야동수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숙의 과정을 거치도록 돼 있다. 그런데도 도종환 위원장은 여당의원 3명과 법안 옹호에 앞장섰던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을 야당 몫의 위원으로 참여시켰다. 이는 6명의 안건조정위원 중 사실상 여당 몫으로 4명을 배정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고 법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반대해 불참을 선언한 야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민주당은 불과 1시간여 만에 개정안을 의결 처리해 국회법의 근본 취지를 무너뜨렸다. 

민주당은 원래 개정안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서 고위공직자와 대기업 임원 등을 제외하고, 열람차단청구 표시 및 기자 대상 구상권 청구 등 일부 문구를 삭제했다는 이유로 국내외 언론단체들이 제기한 문제점을 해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구가 수정된다고 해서 비판적 언론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악법의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문체위를 통과한 개정안의 내용 중 징벌적 손해배상의 근거가 되는 허위·조작 보도는 그 개념이 불분명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돼 언론을 손쉽게 통제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WAN이나 IPI는 이른바 ‘가짜뉴스’법을 제정해 언론보도를 통제하려는 시도에 대해 선진국에선 찾아보기 힘들며,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으나 이러한 지적을 반영한 내용은 개정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언론 보도 피해 산정의 기준 역시 마찬가지다. 원 개정안은 언론사 매출액의 1만분의 1 이상이라는 문구를 포함하고 있었으나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안에선 ‘언론사의 사회적 영향력과 전년도 매출액을 적극 고려한다’는 식의 모호하고 주관적인 표현으로 대체됐을 뿐이다. 언론의 의혹·비판 보도의 날을 무디게 하려 한다는 점에서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을 가짜뉴스의 발원지로 지목한 점이다. 개정안을 강행처리한 민주당은 언론을 일반인의 공적(公敵)으로 규정해 언론사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며, 언론에 대한 신뢰를 근본부터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이처럼 언론을 시민의 공적으로 규정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궁극적 피해자는 시민이 될 수 있다. 현 정권과 지지자들이 막대한 액수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무기로 언론사를 겁박함으로써 시민의 알권리는 무시되고, 시민의 비판적 목소리는 언론을 통해 대변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은 개정안 강행처리 과정에서 반대의 목소리는 조금도 용납할 수 없다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과거로 되돌려 과거 군사정권 시절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국격을 떨어뜨렸다.
 
이에 국내 7개 언론단체는 언론 재갈 물리기란 본질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은 채 반민주적 악법으로 전락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지금이라도 폐기할 것을 국회에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언론단체는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내는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을 분명히 밝혀 둔다.

1. 국회는 1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강행 처리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오는 25일 본회의에 상정처리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라.

2. 문체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일부 문구의 수정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언론 규제 악법이다. 국회는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위에서 이번 개정안을 즉각 폐기처분하라. 

3. 민주당은 개정안의 위헌성 여부 등에 대해 종합적인 숙의 과정을 거치고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며, 이를 위해 8월 중 처리를 유보하라. 

4.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제적으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법안 처리 과정에 대해 일절 언급 없이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반헌법적 개정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 

5. 여·야 대선 주자들은 이번 개정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고, 개정안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국내외 언론 단체들의 충정어린 노력에 동참하라. 

2021년 8월 19일

관훈클럽
대한언론인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