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일부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밝힌 가운데 이른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 문턱도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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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날부터 회원사들과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봉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저축은행·상호금융·카드사 등에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 연봉 수준으로 제한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2금융권의 신용대출 한도는 연봉의 120~180% 수준이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연봉의 120~200% 수준이었던 은행 신용대출 한도도 이미 연봉 수준으로 축소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전방위적으로 억제하고 있는 이유는 빚투 열풍 등으로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2009억원 증가했다.
더욱이 올해 1~7월 저축은행업권에서 취급한 가계대출도 전년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000억원 보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2배 넘게 확대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이 많은 상위 저축은행 여신 담당자와 가계대출 관리목표를 벌써 초과한 저축은행 행장 등 14개 저축은행 임원을 차례로 불러 면담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개별 저축은행에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받은 뒤 연간 관리 목표율(21%)을 넘겨 제출한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는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다시 제출하라고 당부한 것에 이어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 소득 이내로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금융당국 대출 조이기 방식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당국의 세심하게 준비되지 못한 급진적인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대출 규제를 진행하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갑작스런 피해를 보는 실수요자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며 "금융당국의 이같은 정책 발표는 저신용차주들을 사금융권으로 모는 것과 같다"고 지탄했다.
반면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막기 위해선 이같은 강경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유동성 줄이고, 주택 가격을 낮추기 위해선 1금융권과 2금융권이 동시에 대출을 죄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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