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3⅔이닝 7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직전 경기에서는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했는데, 이날은 홈런을 3방이나 맞으며 무너졌다. 뭐가 문제였을까?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3⅔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안타 7개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주며 7실점하고 조기 강판했다. 탈삼진은 4개, 평균자책점은 3.54에서 3.88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1-7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고, 토론토는 추격전을 폈으나 결국 6-10으로 졌다. 패전투수가 된 류현진은 시즌 7패(12승)를 안았다. 지난 2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12승을 따낼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최악의 피칭이었다.

3⅔이닝 투구와 7실점은 올 시즌 최소 이닝-최다 실점 타이기록에 해당한다. 한 경기에서 홈런 3방을 맞은 것은 올 시즌 처음이며, 메이저리그 진출 후 통산 8번째다.

   
▲ 사진=류현진 화상 인터뷰 캡처


류현진은 이날 왜 이렇게 많은 홈런을 맞고 일찍 무너졌을까. 류현진 스스로의 진단과 찰리 몬토요 감독의 생각은 비슷했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부진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일단 제구가 문제였다"라고 자책부터 했다. 하지만 "홈런 맞은 것도 안타 맞은 것도 모두 제구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타자들이 잘 쳤다"며 "생각한 대로 던졌는데 그게 안타로 연결이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서고 있던 2회초 세자르 에르난데스에게 첫 홈런(솔로포)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초구 커브였는데, 낮게 제구가 잘 된 볼을 에르난데스가 걷어올려 홈런을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요즘 만난 팀 가운데 적극적으로 타격하지 않는 팀은 없었던 것 같다.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는 초구부터 모두 조심해야 한다"면서 보다 신중한 피칭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몬토요 감독도 비슷한 생각을 나타냈다. 그는 "내가 보기에 오늘 류현진의 공은 좋아 보였다. 그런데 좋은 공을 던지고도 맞기 시작했다. 에르난데스에게 허용한 홈런은 낮게 들어간 공인데 그가 쳐냈다. 그 이후에도 그런 장면이 몇 차례 있었다"고 역시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며 에이스를 감쌌다.

이어 몬토요 감독은 "상대 타선을 인정해야 한다. 류현진이 좋은 공을 던졌는데도 안타를 많이 맞았다. 강하게 맞지 않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기도 했다"며 "오늘 첫 두 이닝은 좋았지만, 상대 타선이 이에 맞게 변화를 줬다"고 덧붙였다.

화이트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강타선을 자랑한다. 하지만 류현진이 기복있는 피칭을 보이며 강팀에 약한 면모를 보이는 것은 에이스답지 않다.

류현진도 "한 이닝 대량 실점이 많이 나오고 있다.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일이다. 그런 장면이 반복되는데, 앞으로는 없어야 한다"고 책임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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